가파른 상승세 반납…금융당국 경고성 발언에 일제히 추락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약 한 달 간 가파르게 상승하며 8200만원에 육박했던 대표 가상화폐(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열흘 만에 5000만원대로 급락했다. 금융당국의 경고성 발언이 시장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오전 9시7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5900만원까지 떨어졌다. 전날 6900만원까지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하루 만에 1000만원이 폭락한 것이다. 비트코인이 5000만원대로 주저앉은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초부터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지난 14일 8199만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열흘 만에 그간의 상승분을 반납했다.
급락세는 지난 19일부터 나타났다. 정부가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광풍’ 수준으로 치닫는다고 판단하며 관계부처 합동으로 4∼6월 중 가상자산과 관련한 불법 행위에 대해 특별단속에 나선다고 밝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하루에만 비트코인 가격은 600만원 넘게 떨어졌다. 이후 다음날 미국 재무부가 가상화폐를 이용한 ‘돈세탁’ 조사에 나선다는 소문이 트위터를 통해 확산되며 전반적으로 시장이 움츠러들었다. 이달 들어 7000만원대를 이어갔던 비트코인 가격이 이날 다시 6000만원대로 하락한 것이다.
전날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가상화폐 투자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발언도 급락의 촉매가 됐다. 은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가상화폐 관련 정부의 투자자 보호책을 묻자 "주식시장이나 자본시장에서는 투자자가 있고 투자자를 보호하는데 이 가상자산에 들어간 이들까지 정부가 다 보호할 순 없다"며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 대비 낙폭은 덜하지만 해외 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 전세계 가상화폐 시황을 중계하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대비 4.71% 떨어진 5만1692달러(약 5784만원)를 기록했다.시가총액도 1조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9673억21만달러로 집계됐다.
기술적 가치는 물론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없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언급과 ‘도지데이’ 등에 힘입어 최근 폭등한 도지코인도 사흘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다. 전날 393원까지 기록했지만 이날 오전 9시40분 306원에 거래됐다. 지난 19일 575원까지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사흘 만에 47%가량 폭락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