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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눈물'… 코인 인버스 ETF 는 급등세 '스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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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북미 증시에선 처음으로 출시한 비트코인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시세가 급등해 시장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ETF는 캐나다 토론토 증시에 데뷔한 지 6거래일 반에 20% 가까이 뛰었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코인)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뉴욕증시에 데뷔한 것을 기점으로 '코인 대장' 비트코인 폭락 장세가 벌어지자 투자자들이 발 빠르게 시세 하락 베팅에 나선 결과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와 토론토증시에서는 비트코인 관련주와 인버스 상품 표정이 극명히 엇갈렸다. 이날 '베타프로 인버스 비트코인 ETF'(종목코드 BITI) 시세는 하루만에 5.42% 급등한 결과 1주당 17.51캐나다달러(약 1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BITI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캐나다 자회사인 호라이즌스 ETFs가 이달 15일 북미 권역에서는 처음으로 상장한 비트코인 인버스 투자 상품이다. 상장 이후인 4월 15~22일 6거래일 동안 BITI 주가는 19.44% 뛰었다. 해당 상품 상장을 위해 초기 자금을 모집하던 당시 호라이즌스 측은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번 주 들어 상황이 반전된 셈이다.

반면 토론토증시에서 퍼포스인베스트먼트의 '퍼포스 비트코인 ETF'(BTCC)는 같은 기간 16.63% 급락했다. 해당 상품은 북미 증시 최초로 지난 달 18일 토론토증시에 상장했다. 비트코인 시세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으로 최근 인기를 끈 바 있다.

이처럼 상황이 빠르게 뒤집힌 것은 '북미권 최대 코인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의 뉴욕증시 데뷔가 기점이다. 인버스 상품인 BITI가 토론토증시에 상장하기 하루 전날인 이달 14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한 코인베이스는 현지 투자 인플루언서와 이를 따르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인기를 끌었지만 과열 논란이 일면서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덩달아 비트코인 시세도 연일 급락했다.

코인베이스는 14일 직접 상장일 당시 기준 가격이 1주당 250달러였고 당일 시초 가격은 350달러, 마감 가격은 328.28달러였다. 다만 22일을 기준으로 293.45달러에 거래를 마쳐 상장 이후 시세가 10.61% 떨어진 상태다. 상장에 앞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 큰손이자 '흙수저 버핏'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차마트 팔리하피티야는 "코인베이스 초기 투자자로 나설 기회를 놓쳐 너무나 후회된다"면서 "비트코인과 코인 관련주에 둘다 투자하면 좋다"고 언급하면서 분위기를 띄운 바 있다. '돈나무 선생님'으로 인기를 끄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도 테슬라 주식을 팔고 코인베이스 주식을 꾸준히 추가 매수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앞서 비트코인 투자 열기에 힘입어 주가가 올랐던 '채굴주'도 분위기가 어둡다. 뉴욕증시에서 대표적인 채굴주로 꼽히는 마라톤디지털(MARA)과 라리엇블록체인(RIOT)는 22일 하루새 주가가 각각 11.08%, 11.67% 급락했다. 비트코인 급락 사태가 부각된 지난 15일 이후 6거래일 만에 마라톤디지털과 라이엇블록체인은 각각 주가가 27.72% , 27.25% 떨어진 상태다.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암호화폐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월가 헤지펀드 큰 손에서 '코인 투자 대부'로 변신한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회장의 낙관론이다.

노보그라츠 회장은 22일 뉴욕 대체투자 라운드에 참석한 자리에서 "막대한 돈풀기가 불러올 인플레이션과 디폴트(채무 불이행) 대란을 피하려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더 구매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지금은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얼마 없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지난 주말 이후 급락세가 오히려 저점 매수 타이밍이라는 생각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최근 암호화폐 투자 열기는 연준(연방준비제도·Fed)과 재무부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을 반영하는 국민투표(referendum) 성격을 가진다"면서 "기준금리가 0%에 쉬운 대출이 계속되는 한 코인은 인플레이션 대체 수단으로서 계속 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노보그라츠 회장은 "증시에서 채굴주도 인기를 끌고 있지만 나는 그런 것은 좋아하지 않으며 채굴주 투자 열기는 비트코인을 따르는 부차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BTIG의 줄리안 에마뉘엘 주식·파생상품 전략가는 코인 시장 강세·하락장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으로 코인베이스 상장 이벤트를 꼽았다. 그는 "시장은 이미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과 달러 가치 하락, 정부의 과도한 지출과 이에 따른 공공 부채에 대한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주목해왔다"면서도 "현재 비트코인 시험대는 50일 이동평균치(5만4900달러)인데 이보다 내려간 상황에서는 하방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3일 한국시간 현재 비트코인은 5만 달러대를 간신히 오가고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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