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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fn사설] 文대통령, 여의도 시범아파트 직접 둘러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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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시장 안내 받으면
부동산 점수 만회할 기회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오 시장과 박 시장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재건축 규제완화 등을 건의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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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이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들을 따로 만난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4·7 보궐선거가 바꾼 정치 풍경이다. 오 시장은 지난주 화상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상견례를 했다. 문 대통령으로서도 야당 지자체장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나쁠 게 없다. 국민통합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모임에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재건축 규제완화가 화제에 올랐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전직 대통령은 최고 시민이라 할 수 있는데, 지금 저렇게 계셔서 마음이 아프다"며 "큰 통합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오 서울시장도 같은 생각임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민공감과 국민통합 두가지를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재임 중 사면권을 남용하지 않은 것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다만 임기를 1년가량 남긴 지금은 통합에 무게중심을 둘 때가 아닌가 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되는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실천하는 가장 확실한 길은 전직 대통령 사면이다.

오 시장은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를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오 시장은 구체적으로 1970년대에 입주한 여의도 시범아파트 사례를 들면서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폐허화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대통령은 "쉽게 재건축을 할 수 있게 하면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고, 부동산 이익을 위해 멀쩡한 아파트를 재건축하려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시장안정 조치만 담보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여전히 부동산을 투기 차원에서 보는 듯해 아쉽다. 4·7 재보선의 교훈 중 하나는 유권자들이 민생을 외면하는 정치에 퇴짜를 놓았다는 것이다. 낡은 아파트 재건축은 본질적으로 민생의 영역이다. 투기는 부작용이다. 깐깐한 재건축 규제는 구더기(투기) 무서워 장(재건축)조차 담그지 못하게 하는 격이다.

오 시장은 대통령이 직접 시범아파트를 방문해 줄 것을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필요하면 현장을 찾도록 시키겠다"고 말했다. 아쉽다. 우리는 문 대통령이 오 시장의 안내 아래 직접 시범아파트를 둘러보길 권한다. 야당과 이만한 소통 기회를 찾기는 쉽지 않다. 동시에 부동산 정책에서 깎인 점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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