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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친절한 경제] '도지데이' 끝…도지코인 정말 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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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1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김 기자, 요즘에 가상화폐 투자, 이것을 진짜 투자라고 해야 될지 투기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투기처럼 보이기는 하는데, '도지코인'이라는 것도 많이 올랐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런데 이 도지코인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입니까?

<기자>

'도지코인'은 사실 처음에 개발자들이 재미로 만든 가상화폐입니다.

2013년에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도지코인을 만들면서 당시 유행했던 일본 시바견을 마스코트로 정했고요, 화폐 명칭도 시바견 밈을 뜻하는 '도지'를 그대로 썼습니다.

장난으로 만들다 보니까 초기에는 사용처나 사업계획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았고요, 발행량도 제한돼 있지 않습니다. 사실상 거의 쓸모가 없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코인이 최근에 갑자기 엄청나게 급등했습니다. 도지코인은 지난해 12월만 해도 0.003달러 선이었는데요, 지난 16일 0.4달러가 넘었습니다. 130배 넘게 오른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6일 24시간 동안 도지코인이 약 17조 원어치가 사고 팔렸습니다. 그 전날 코스피 거래 대금 15조 5천억 원 정도인데요, 이것을 넘어선 것입니다.

24시간 내내 돌아가는 가상화폐 시장과 정해진 시간에만 거래를 하는 코스피시장을 단순 비교하기는 좀 무리가 있지만, 그만큼 도지코인에 많은 국내 투자자가 몰려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진짜 이것이 광풍이라는 표현이 정말 무색하네요, 이런 표현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약간 걱정되기도 하는데, 대체 이렇게 쓸모없었던 코인이 이렇게까지 많이 오른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자>

아무래도 일론 머스크의 역할이 컸습니다. 머스크는 그동안 도지코인을 자신이 좋아하는 암호화폐 중의 하나라고 언급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유명 미술 작품 이미지와 함께 "달을 향해 짖는 도지"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달'은 자본시장에서 가격 급등을 뜻하는 은어로 쓰이고요.

그리고 작년 7월에 공유했던 도지코인 '밈'을 또다시 게재했는데요, 도지코인이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서 표준이 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희망을 묘사한 그림입니다.

여기에다가 '도지데이 오후의 기원'이라면서 고대 로마인들이 도지코인을 제물로 바쳤다는 조금은 엉뚱한 트윗을 올렸는데요, 개인 투자자들이 도지코인의 기원을 따져보자면서 장난으로 4월 20일을 도지데이로 정했습니다. 이 날짜도 사실 거의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최근 머스크 효과, 이런 이야기가 있던데요, 머스크가 이렇게 트윗 한 번 하면 가상화폐가 확 올랐다가 확 빠졌다가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정말 도지코인 이야기 좀 더 해보면 지금 미국에서는 20일 오후잖아요, 그러면 지금 도지데이에 도지코인 많이 올랐습니까?

<기자>

제가 이것을 도지데이에 맞춰서 소개하는 이유기도 한데요, 도지코인을 아셨던 분이라면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이 코인 가격 정말 많이 올랐는지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제가 방금까지 보고 왔는데요, 오히려 꽤 많이 하락했고요. 24시간 전과 비교해서 한 20% 정도 하락해서 0.3달러 선입니다.

그동안 도지데이에 1달러까지 올리자 이런 움직임이 있었는데요, 거기에 한참 미치지 못했죠.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하락하고 있는데, 도지코인도 가장 고점일 것이라고 예상이 됐던 '도지데이'가 지났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며칠 전에 "도지코인 돌풍이 올해 초 게임스톱 주식을 엄청나게 사들였던 개인 투자자들을 연상시킨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개인 투자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이라는 데 모여서 공매도에 맞서 게임스톱을 매수했었습니다. 지금은 레딧 증권방에서 도지코인 관련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합니다.

또 "예전에는 기관 투자자들이 월가를 주물렀지만, 이제는 개미들이 월가를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하여튼 최근 들어서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까지 자본시장에 투자, 일부 전문가들은 버블 이야기까지 하시던데, 이런 상황이 계속 오르고 있는데 도지코인 이런 것들을 보면 그전에 전혀 몰랐던 것들이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많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정말 위험한 투자 아닙니까?

<기자>

사실 그야말로 묻지마 투자의 전형입니다.

'더 큰 바보' 이론이라고 있습니다. 어떤 상품이나 가격에 거품이 껴있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투자자들이 자기보다 더 높은 가격에 살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에 여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그러니까 본질적인 가치가 아니라 투자자들의 비이성적인 믿음이나 기대 때문에 상품의 가격이 형성된다고 보는 것이죠.

전문가들은 "도지코인이 전형적인 투기"라면서 "돈을 몰아서 투자하면 반드시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고요.

또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개미 투자자 위주로 '폭탄 돌리기' 식의 장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버블 붕괴의 징후가 뚜렷하다"고 했습니다.
김혜민 기자(kh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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