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2차 소송 오늘 선고..이용수 할머니도 법정 온다

2차 소송의 쟁점도 '주권면제'
1차 소송 재판부, 소송비용에 대해선
일본정부의 책임 없다고 판단

지난달 1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평화의 소녀상.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국내 법원에 낸 두 번째 손해배상 소송의 결과가 오늘 나온다. 이용수 할머니도 법정에 올 예정이다. 다만 쟁점이 되는 주권면제를 두고 1차 소송의 재판부는 소송비용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2차 소송도 ‘주권면제’ 쟁점.. 선고 결과에 관심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5부(민성철 부장판사)는 이날 고(故) 곽예남·김복동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자와 유족 등 20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선고는 당초 지난 1월 13일로 예정돼 있었다. 재판부는 판결 선고 닷새 전 변론기일을 한 차례 더 연 뒤 선고기일을 열기로 했다. 당시 법원 관계자는 “재판부나 사건 판단을 위해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차 소송에서도 일본에 주권면제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꼽혔다. 주권면제란 한 국가가 다른 나라의 재판 관할권으로부터 면제된다는 원칙이다. 일본은 헤이그송달협약 13조 '자국의 안보 또는 주권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소장 접수 자체를 거부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는 이용수 할머니도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해 11월 1차 소송의 마지막 변론에 직접 나와 본인이 겪었던 참상을 증언한 바 있다. 이 할머니는 “조선의 아이가 대한민국의 늙은이가 돼 호소를 해야 하냐”며 재판부에 현명한 판단을 요구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해 11월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재판에서 증인으로 최후변론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1차 소송 이겼지만.. 法 “소송비용은 주권면제에 해당”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김성곤 부장판사)는 지난 1월 고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같은 취지로 제기한 1차 소송의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 1인당 1억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일본 정부가 국제 강행 규범을 위반했고, 그런 불법 행위에 국가면제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서는 주권면제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본이 주권면제를 근거로 소송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이 판결은 확정됐다.

다만 재판부 구성원이 변경된 뒤에는 지난달 29일 330만원의 소송비용에 대해서는 국내 법원이 강제 집행할 수 있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판결에 의해서 소송비용을 강제집행을 하는 것이 권리남용에 해당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재판부는 “대한민국과 일본사이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 등과 국제법상 금반언(이전 언행과 모순되는 행위를 할 수 없다)의 원칙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추심결정의 인용은 비엔나 협약27조 등 국제법을 위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비엔나 협약 27조는 어느 나라도 조약의 불이행에 대한 정당화의 방법으로 국내법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이 결정은 소송비용에 관한 것으로 1차 소송의 판결, 지난 13일 재산개시 신청과 별도다. 판결이 확정되면 기록을 보존하는 절차가 있는데, 이 절차를 끝내기 위해선 소송비용이 마무리돼야 한다. 이에 따라 재판부가 직권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피해 할머니 측에서 위자료에 대한 강제집행 신청은 가능하다. 판결 효력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측은 서울중앙지법에 재산 명시 신청을 낸 바 있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