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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버시에 진심인 애플?…'애플식 생태계' 공고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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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광고에 대해 이용자 프라이버시 강조한 애플

"애플 생태계 종속 심화될 것"…국내 시장 영향은 '미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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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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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최근 애플이 프라이버시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애플은 4월 중 업데이트되는 iOS 14.5를 통해 광고 목적으로 이용자 데이터를 추적할 경우 이용자 동의를 얻도록 하는 기능을 도입한다. 이에 따라 기존 광고 기반의 인터넷 생태계 변화가 예상된다.

애플은 정식 업데이트를 앞두고 연일 자사 프라이버시 정책을 홍보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행보에 환호하지만, 일각에서는 애플식 생태계가 공고화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용자 추적 막고 프라이버시 강조한 애플

애플이 이달 중 선보이는 강화된 프라이버시 정책의 핵심은 '앱 추적 투명성(ATT, App Tracking Transparency)' 기능이다. 자사 모바일 운영체제 iOS 14.5를 통해 도입할 예정인 이 기능은 이용자 데이터 추적과 관련해 개인의 사전 동의에 기반해 데이터를 처리하도록 하는 ‘옵트인(opt-in)’ 방식을 의무화하는 정책이다. 예를 들어 아이폰에서 페이스북 앱을 열었을 때 페이스북이 당신의 활동을 다른 회사 앱과 웹사이트에 걸쳐 추적하는 것을 허락할 것인지 묻는 팝업을 띄워 이용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데이터 추적을 막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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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iOS14.5부터 '앱 추적 투명성 기능'을 의무화 한다. 앱 개발자들은 사용자에게 개인정보 추적 허용을 요청해야 한다. 사진은 앱이 개인정보 추적을 허용할지를 묻는 프로프트(메시지).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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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애플은 'IDFA(Identity for Advertisers)'라는 광고 식별자를 운영해왔고, 이를 통해 모바일 광고 네트워크는 이용자를 추적하고 맞춤형 광고를 노출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 이용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광고 식별자를 내주지 않겠다는 얘기다. 맞춤형 광고를 위해 애플이 허락한 통로가 막히는 셈이다.

애플은 이 같은 내용을 지난해 6월 연례 개발자 행사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처음 발표했다. 하지만 디지털 광고 업계의 반발에 부딪히며 데이터 추적에 대한 이용자 동의 의무를 올해 초로 연기했다. 정교한 맞춤형 광고, 광고 기여도 측정이 어려워져 디지털 광고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거라는 우려다. 업계는 80~90% 이용자들이 데이터 추적을 거부할 것으로 내다본다.

◇프라이버시에 진심?…"구독 중심 서비스 생태계 위한 포석"

애플은 프라이버시 친화적 행보를 내세우고 있다. 이용자들은 반긴다.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정책을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나를 따라다니는 맞춤형 광고에 대한 피로감도 높다.

그러나 반발도 적지 않다. 페이스북이 대표적이다. 애플의 정책 발표 직후 페이스북은 광고 시장 축소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맞춤형 광고가 어려워질 경우 저렴한 비용으로 광고를 집행하는 중소 사업자들이 피해를 볼 거라는 주장이다. 나아가 개방형 인터넷 생태계를 떠받치는 광고 시장이 무너지고 이용자들은 애플의 방식대로 구독료와 인앱 결제를 요구받게 될 거라는 논리를 폈다. 나를 따라다니는 광고가 사라지는 대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돈이 들 거라는 얘기다. 페이스북은 이 같은 메시지를 정책 입안자들이 주로 챙겨보는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위싱턴포스트 등 유력 일간지 전면 광고로 실어 여론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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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앱 투명성 추적 기능에 반발하며 유력 일간지 광고를 낸 페이스북 (페이스북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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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업체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비즈니스 모델 싸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 싸움의 핵심은 페이스북과 애플의 돈을 버는 방식이 정반대 방식이라는 점이며, 어느 회사가 이기느냐에 따라 앞으로 수년간 인터넷의 모습이 바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금처럼 광고주가 비용을 떠받치는 광고 중심의 인터넷 생태계로 가느냐,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광고 없는 인터넷으로 가느냐에 대한 사업 헤게모니 싸움이라는 분석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대비 33% 증가한 280억달러(약 31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의 대부분은 맞춤형 광고 사업에서 나온다. 페이스북 측은 이 같은 광고 매출 절반이 애플의 프라이버시 정책으로 줄어들 것으로 우려한다. 페이스북의 사상 최대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전날보다 오히려 떨어진 이유다.

반면,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서비스 부문 매출은 157억6000만달러(약 17조5600억원)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역대 최대 매출액으로 애플은 지속해서 서비스 매출 비중을 늘리며 아이폰을 그릇 삼아 서비스 생태계를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애플은 애플 뮤직(음악 스트리밍)을 비롯해 애플 아케이드(게임), 애플TV 플러스(동영상 OTT), 애플 뉴스 플러스(뉴스 제공) 등 구독형 서비스를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통합을 강조하며 이용자들을 애플 생태계에 가두는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iOS14 둘러싼 마크 저커버그와 팀 쿡의 '썰전'

애플과 페이스북의 갈등은 양사 대표의 입을 빌려 더욱 심화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지난 1월 열린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애플이 프라이버시보다 시장에서 경쟁적 이해관계에 의한 결정을 내렸다고 비난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애플의 비즈니스가 우리와 다른 개발자들을 상대로 자사 앱과 서비스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며 "애플은 시장 지배적인 플랫폼 위치를 이용해 페이스북 앱과 다른 앱들이 작동하는 방식을 방해하고 자사 앱을 선호하도록 하는 모든 우대 조치들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가오는 iOS 14의 변화를 포함해 이 같은 조치들은 전 세계 수백만 개 기업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많은 중소기업들이 더는 그들의 고객에게 맞춤형 광고로 다가갈 수 없을 것이다. 애플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이런 일을 한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이런 움직임은 분명히 그들의 경쟁적 관심사를 쫓아간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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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팀 쿡 애플 CEO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애플 및 가디언 방송 영상 갈무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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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팀 쿡 애플 CEO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프라이버시 및 데이터 보호 컨퍼런스(CPDP 2021)에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에 이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폭력적"이라며 "이용자들의 무분별한 저격 글을 방치하고, 이용자 데이터를 악용, 광고 이용에 선택의 여지가 없도록 한 비즈니스는 칭찬받을 수 없다. 광고 수익을 위해 이용자 데이터를 판매하는 관행을 개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최근 iOS 14.5 출시를 앞두고 캐나다 매체 토론토 스타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디지털 광고에 반대하지 않으며, 디지털 광고는 어떤 상황에도 더 번창할 것"이라며 "문제는 우리가 당신 동의 없이 상세한 프로필을 만드는 것을 허락할지에 대한 것"이라고 맞춤형 광고를 위한 데이터 남용에 대해 재차 비판했다.

◇국내 시장에 영향 미미할 거라는 전망도

애플은 자사 서비스 자산을 토대로 프라이버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애플은 기기 기반의 서비스 구독 모델이 중심인 탓에 이번 정책으로 이용자 데이터와 결합한 맞춤형 광고 생태계가 타격을 입어도 잃을 게 없다. 단순한 선의가 아닌 자신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 범주 아래에서의 프라이버시 정책인 셈이다. 일부 지적처럼 애플의 플랫폼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정책들이 국내 상황과는 다를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미국 시장에 토대를 둔 정책인 탓에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국내 광고 시장은 디지털 광고, 특히 모바일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제일기획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 광고 시장은 전년 대비 13% 성장하며 5조7106억원을 기록했다. 디지털 광고의 시장 점유율은 47.6%에 이른다. 이 중 모바일 광고는 3조8558억원을 차지했다. 그런데 국내 모바일 생태계는 애플의 iOS보다 구글 안드로이드가 중심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74.03%, iOS는 25.63%다. iOS가 55.21%로 우위에 있는 미국 시장과 큰 차이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한 디지털 광고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안드로이드가 중심이기 때문에 iOS 비중이 높은 다른 나라와 달리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 정책이 미칠 타격이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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