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국내 거래소들의 소비자보호 조치는 '제자리걸음'이다. 거래소가 서버 폭증을 이유로 제대로 된 설명 없이 갑자기 일부 서비스를 중단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허술한 애플리케이션(앱) 보안을 노린 '해킹'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이달 들어 원화 입출금 서비스를 네 차례 중단했다. 빗썸 투자자들도 이달 들어 두 번이나 출금 지연 등을 겪었다. 거래소 고객은 은행 계좌에 있는 돈을 거래소 계정으로 옮겨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산다. 원화 입출금 서비스가 중단되면 은행 계좌에 있는 돈을 거래소로 옮기거나 거래소 계정에 있는 돈을 은행으로 옮길 수 없다.
서버를 늘려도 급증하는 거래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거래소의 설명이다. 하지만 원화 입출금이 자주, 갑작스럽게 중단되면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 24시간 365일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다고 생각해 투자하다가 거래소의 일방적인 통보로 원하는 시기에 돈을 입금·인출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원화 입출금 서비스 중단 외에 업비트는 수시로 특정 가상화폐 입출금을 중단하고 있다. 거래소가 '월렛 시스템 점검'이라는 공지만 올려 투자자들은 자세한 이유를 알 길이 없다. 일부 투자자는 갑자기 앱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도 겪었다.
거래소 보안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따르면 최근 일부 고객이 해킹을 당했다. 자신도 모르게 거래소에 있던 가상화폐가 인출된 것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거래소 차원에서 해킹을 당한 건 아니다"며 "일부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돼 피해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래소에서도 본인 인증을 여러 단계로 만드는 등 보안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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