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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춤추는 농사꾼' 이윤석의 삶과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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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문화재 고성오광대 이윤석 보유자 전기 출간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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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문화재 고성오광대 이윤석 보유자는 '농사짓는 춤꾼'이 아니라 '춤추는 농사꾼'으로 불리길 원한다. 농사를 천직이자 가업으로 생각해서다.


"맨날 봐도 맨날 다른 게 농사의 재미다. 농사꾼이 만들어낸 한 톨이 한 생명을 연장하는데 보탬이 되는데, 그것보다 큰 예술이 어디 있겠는가. 농사를 짓는다는 것, 싹을 틔워서 수확을 맞는 과정 자체가 얼마나 예술적인가 말이다!"


그는 경남 고성군 마암면 도전리 명송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평생을 들판과 춤판을 오가며 들판을 일구고 춤판을 벌였다. 꽹과리 가락에 몸을 내주며 고성오광대를 새롭게 일궜다. 다섯 광대가 나와서 노는 경남 고성의 가면극이다. 이윤복은 스승들처럼 탈속에 머물지 않았다. 1998년 명무 초청공연에서 독무인 덧배기춤을 보이며 세상에 등장했다. 논두렁을 넘던 큰 걸음으로 마루를 성큼 딛으며 탈속(脫俗)의 춤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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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냄새 짙게 밴 그의 삶과 춤을 담은 서적이 발간됐다. 한국문화재재단이 대산신용호기념사업회의 후원을 받아 19일 출간한 문화유산 총서 시리즈 1 '춤추는 농사꾼 이윤석'이다. 정체성에 혼란을 겪은 유년기부터 고성오광대를 일구고 지켜간 오늘날까지 삶과 예술을 리듬 있는 문장으로 엮었다. 경남 고성의 운기(運氣)와 풍광, 그곳 사람들의 삶도 함께 조명했다. 특히 춤꾼인 성지혜 공동저자는 굿거리장단을 3분박 4박자, 열두 컷으로 나눠 춤사위를 세밀하게 채보해 수록했다. 다시 돌아올 고성오광대의 봄을 기약하며….


"대한(大寒) 끝에 양춘(陽春)이라 안 하나? 내 인생을 계절로 치면, 지금이 겨울 아니겠나. 이제부터 재미 보는 기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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