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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오세훈 한강르네상스 첫 주자…성수동 50층 개발 '재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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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REPORT : 한강르네상스로 깨어나는 성수 ◆

매일경제

13일 서울숲 인근 고층빌딩에서 촬영한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전경. [한주형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된 후 30평형대 배정 매물 기준으로 1억~2억원은 올라간 것 같아요. 오 시장이 성수동 한강변 개발을 제안한 사람이니 사업에 탄력이 더 붙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긴 거죠."

서울숲을 중심으로 한 서울 성수동 일대가 개발 사업에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한강변에 50층짜리 초고층 아파트를 짓는 내용의 재개발을 추진 중인 성수전략정비구역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갤러리아포레·아크로서울포레스트·트리마제 등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와 다양한 전시·공연장, 카페 등이 어우러지며 '힙(Hip)'한 지역으로 떠오르는 성수동 일대가 다시 한번 변신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 서울서 유일하게 남은 한강르네상스

성수동은 과거 구로·영등포와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준공업지대였다. 하지만 계속된 노후화 탓에 뉴타운 후보지로 거론되다가 2007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발표한 한강르네상스 사업 일환으로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된다. 사업은 이후에도 순항해 2011년 최고 50층 높이로 건물을 짓는 개발안이 결정 고시됐다.

하지만 박원순 전 시장이 시정을 잡으면서 사업 진행은 큰 암초를 만난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1·2·3·4지구로 나뉘어 있는데, 가장 나중에(지난해 3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2지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3개 지구는 몇 년째 건축심의 추진 단계에 머물렀다. 4지구 조합 관계자는 "박원순 전 시장 때 사업 진행이 거의 멈춰 있다시피 했다"며 "최근에는 서울시가 제시한 정비계획 가이드라인(기준)에서 최고 층수를 50층에서 35층으로 낮추겠다는 말까지 나와 주민 반발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이 돌아오면서 지역 주민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 당시 이미 '35층 규제 완화'가 기정사실이 된 데다 오 시장이 한강변 르네상스 계획을 만든 사람인 만큼 사업에 탄력이 붙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성수동은 한강르네상스 계획의 유일한 '생존자'여서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도가 높다. 2007년 서울시는 전략정비구역 5곳(합정·여의도·이촌·압구정·성수)과 유도정비구역 5곳(망원·당산·반포·자양·잠실)을 한강변에 지정했는데 성수동만 제외하고 나머지 9곳 모두가 중도 취소됐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개발 첫 단계부터 다시 밟아야 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이 지역은 하던 사업을 진행만 하면 돼 속도가 빨리 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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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숲 일대와 연계 개발 기대감 높아

특히 이 일대는 근처 서울숲과 하나의 고급 주거 클러스터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숲 일대는 이미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와 전시·공연장, 특급호텔 등이 어우러진 문화산업 복합 클러스터로 개발되고 있다.

실제로 성동구는 지난 2월 서울숲 인근 성수동 1가 부영호텔 건립 용지(특별계획구역4·685의 701)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용지(특별계획구역3·685의 700)에 문화 공간을 조성하는 내용의 '뚝섬 지구단위계획 및 세부개발 계획 결정안'을 재열람했다.

이번 결정안에 따라 부영호텔 용지에 최고 48층짜리 주상복합 2개 동과 5성급 관광호텔 1개 동을 짓는 계획도 확정됐다. 부영은 이 땅에 2024년까지 340가구의 주상복합을 지을 예정이다.

문화 공연장과 전시장도 상당수 들어선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아크로서울포레스트를 짓고 남은 땅엔 전문 전시장을 짓는다. 전문 전시장에서는 DL이앤씨 관계회사인 대림문화재단이 D뮤지엄 등을 운영한 노하우를 접목해 다양한 지역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부영호텔 옆에도 다목적 공연이 가능한 800석 이상의 중대형 공연장이 들어선다.

서울숲 주차장 용지에도 한강 조망이 가능한 주상복합을 지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만9600㎡ 규모로 지금은 자연녹지여서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는 땅이다. 서울시가 이 주차장의 용도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올려 주상복합 등을 지으려 한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 마지막 퍼즐 '강변북로 지하화' 가능할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성수전략정비구역의 또 다른 핵심 개발 계획인 강변북로 지하화가 가능할지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만일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성수동 일대 한강변은 말 그대로 천지개벽하는 것이고, 무산될 경우엔 초고층 주상복합 클러스터로만 남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변북로 지하화 계획에 따라 성수전략정비구역의 가치가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정비 계획'엔 강변북로를 지하화해 대규모 문화공원을 조성하고, 성수동에서 한강으로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보행로를 만든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당시 계획에 따르면 먼저 강변북로를 지하화한 480m 구간 상부와 기부채납한 토지 등을 이어 서울숲과 뚝섬유원지를 연결하는 1㎞ 띠 모양의 대형공원을 만든다. 공원 안에는 공연·전시시설, 창작스튜디오, 어린이도서관 등 다양한 시설을 함께 설치한다는 방안을 담았다. 한강을 넘어 압구정까지 이어지는 1㎞ 길이의 보행교를 만든다는 계획도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해 강변북로 지하화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사업은 성수전략정비구역 4개 지구가 비용을 같이 부담(기부채납)한 후 추진해야 하는데, 지구마다 사업 속도가 달라 프로젝트를 한 번에 진행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투입 예산 대비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였다. 이 때문에 △지하화 완전 백지화 △덮개공원으로 변경 등 다른 대안을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었다. 전략정비구역 내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하화를 완전히 포기하면 용적률 혜택도 자칫 못 받을 수 있어 주민들 사이에 불만이 많았다"며 "서울시장이 바뀐 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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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발표 당시 성수전략정비구역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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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지구 입지·한강 조망 효과 다 달라

성수전략정비구역 4개 지구 중 입지가 가장 좋은 곳은 1지구다. 서울숲과 지하철 분당선 서울숲역이 가장 가깝다. 트리마제 바로 옆이라 갤러리아포레·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과 거대한 블록을 만들 수 있다는 평가다. 성수대교를 이용하기 편하고, 영화관 메가박스 등이 근처에 있다. 면적도 19만4398㎡로 4개 지구 중 가장 넓다.

2지구는 그동안 사업 속도가 가장 느려 주목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하지만 강변북로 지하화에 성공할 경우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지하화를 통한 대규모 공원이 1지구의 절반과 2지구 전체를 가로질러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4지구는 일반분양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주목받는다. 전략정비구역에서 가장 오른쪽으로, 영동대교를 이용하면 압구정동·청담동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다. 특히 한강을 대각선으로 조망할 수 있어 재개발이 끝날 경우 뒤에 위치한 동까지 한강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지구는 입지 측면에선 다른 지구보다 조금 떨어지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을 이용하기도 쉽다.

현재 30평형대를 배정받을 수 있는 매물 기준(추정분담금 포함)으로 시세는 1지구가 20억원, 2·4지구가 19억원, 3지구가 18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 하지만 트리마제 전용 84㎡ 호가가 30억원을 넘어 가격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시장이 과열될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위험은 있다. 오 시장도 최근 "주요 재건축 단지 등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을 보여 걱정된다"며 "주택공급 속도가 중요하고 앞으로 그 방향으로 가겠지만 가격 안정화를 위한 예방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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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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