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대표 [사진 출처 = 희망을만드는법 홈페이지] |
'오세훈 서울시'의 서울시인권위원회가 트랜스젠더 인권위원 위촉을 예고해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서울시인권위는 정무부시장 소관이라, 이 직책에 내정된 김도식 비서실장(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이 어떤 결정을 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16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인권위는 다음달 전체회의를 열고 서울시에 인권위원을 보충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서울시인권위 내부적으로 보충인원으로 '트랜스젠더 변호사' 박한희 씨를 추천한 상태다. 현재 서울시인권위에는 성소수자를 대변할 위원이 없기 때문에 박씨에게 이 역할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인권위에는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최현숙 구술생애사 작가가 있지만, 최 위원은 노인 문제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2014년 커밍아웃을 한 뒤 성소수자를 위한 법률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2017년부터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원으로서 소수자인권위 등에서 활동해 왔고, 현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MTF(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 트랜스젠더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 스스로 외과적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았고 앞으로 할 계획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인권위 관계자에 따르면 작년 고 박원순 전 시장은 박 변호사 위원 위촉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임명 결재 전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사망하며 불발됐다. 박 전 시장 사망 뒤 서울시인권위는 서정협 전 시장 권한대행에게 임명을 요청했지만, 서 전 권한대행은 결재를 하지 않다가 최근 자리에서 물러났다.
오세훈 시장이 보수 지지층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힘 소속이라는 점에서 박 변호사를 인권위원을 임명하는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의 위원 임명 여부는 당장 '퀴어축제'에 대한 찬반 입장과 연계해 해석될 수 있다. 박 변호사는 2017~2018년 서울퀴어문화축제에, 2019~2020년에는 인천퀴어문화축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2019년에는 퀴어문화축제 법률지원단으로도 활동했다.
오 시장은 그간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지난 2월 22일 시장 예비후보 라디오 인터뷰에서 "성소수자를 포함해 소수자의 인권도 보호해야 하고 또 차별은 없어야 한다"고 밝힌 수준이다. 그러나 서울 도심 내 퀴어축제 허용 여부에 대해서는 "서울시광장사용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문제"라며 "시장 개인이 해도 된다, 안 해야 한다고 결정하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서울시인권위는 정무부시장 소관이라는 점에서 김도식 내정자가 이 사안에 대해 직접적인 결정을 내리게 될 전망이다. 이번 내정은 오 시장과 안 대표의 '서울 공동운영' 방침에 따른 것인만큼 박 변호사 임명 여부는 간접적으로 안 대표와도 연관을 갖게 됐다. 안 대표는 지난 2월 금태섭 예비후보와의 TV토론에서 "차별에 반대하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퀴어축제)그런 것들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 변호사는 임명이 결정되기 전인 상황이라는 점에서 말을 아꼈다. 그는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올해 서울시인권위와 관련해 따로 얘기를 듣지 못한 상태"라며 "현재로서는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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