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코로나 불확실성 여전히 높아”

올 GDP 성장률 3% 상회 전망하며

“잠재성장률 훨씬 더 낮아졌을 것”

가상통화엔 재차 “내재가치 없다”

[경향신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경제회복 속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며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0.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코로나19로 인해 낮아졌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은은 1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이같이 동결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회복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했던 수준(3.0%)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연간 성장률이 3%대 중반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내경제 회복 흐름이 강해지고 물가상승률도 높아지면서 가계부채 증가, 주택가격 상승 등 금융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서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 전개 상황, 백신 접종 등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불확실성이 아직 높기 때문에 경기 회복세가 안착됐다고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정책기조(통화완화정책) 전환을 고려하기에 이르다”고 답했다.

최근 ‘코로나 4차 유행’ 가능성에다 백신 보급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한은은 경제전망치를 수정하지는 않았다. 이 총재는 “코로나 확산세가 지금보다 더 악화하지는 않고, 백신 접종이 하반기에 큰 차질을 빚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고 말했다.

경제의 ‘기본체력’격인 잠재성장률에 대해 이 총재는 “경제위기를 겪게 되면 노동투입과 자본축적이 크게 위축되고 생산성도 저하되면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게 된다”면서 “1년여간 고용사정이 악화했고 서비스업 생산능력이 저하된 여건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낮아졌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최근 가격이 급등한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에 대해서 “변동성이 크고 내재가치가 없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재차 밝혔다. 그는 “암호자산은 적정 가격을 산정하기 어렵고 가격 변동성도 매우 큰 특징이 있기 때문에 투자가 과도해지면 투자자 관련 대출 등 금융안정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최근 청와대 정책실장이 집값 급등 이유를 저금리 기조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때문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금리 외에도 수급상황, 경기상황, 조세정책, 부동산 관련 정책 등이 (집값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다. 정책실장도 이 같은 맥락으로 말씀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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