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왼쪽),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오른쪽)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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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30 나의 동지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을 잊지 않겠습니다. 평생토록 보답하겠습니다." (7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20대 남자. 자네들은 말이지..." (7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젊은 층 공략에 힘을 써 온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청년층 표심 잡기'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20대로부터 유례없는 지지를 받으면서다. 다만 선거 이후는 '비슷한 듯 다른'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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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이준석의 '청년 사랑'…"4년간 노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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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은 꾸준히 청년 문제에 파고들었다.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에서부터 롤(LOL) 불공정 계약, 프로듀스101 조작 의혹, 알페스 등을 총망라했다. 21대 총선 직후 당내 청년 문제 연구모임인 '요즘 것들 연구소'를 조직해 활동하기도 했다. 특히 이 전 최고위원은 재보선을 앞두고 '2030 시민유세단'을 기획하며 청년 표심 얻기에 공을 들였다.
이들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에 열광한 것도 그 때문이다. 출구조사 결과 10대 이상 20대 이하 남성의 72.5%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뽑은 것으로 드러났다. 동일 연령대 여성 40.9%도 오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1년 전 총선 출구조사에서 10~20대 남성과 여성의 40.5%, 25%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지지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사진=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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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이남자'와 '이여자'…이준석 "남성 견고하면 여성 동화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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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재보선 이후에도 '청년' 지지 굳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하 의원은 14일 KBS라디오 '최강시사'에서 "저와 이 전 최고위원이 4년 전부터 아주 일관되고 전략적으로 청년 보수 정당으로 바꾸겠다고 (공언)했다"며 "'인국공 사태'나 '조국 사태'와 같은 공정 문제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법안도 발의해 통과시키는 노력을 해왔던 것이 (선거) 결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11일 페이스북 게시글에선 "해운대의 '이남자(20대 남자)'와 '이여자(20대 여자)', 청춘의 봄이 만개했다"면서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에서 20대 남과 여와 각각 찍은 사진을 올렸다. 10일에도 하 의원은 "'2030이 보수화됐다'는 주장은 잘못됐다. 공정을 원할 뿐"이라며 "2030은 이념이나 특정 개인에게 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기존의 정치 팬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리당이든 민주당이든 공정의 가치를 저버리면 청년들로부터 가혹한 심판의 매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청년층 전체가 공정을 요구하며 표심이 변화했다고 이해한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비교적 '이대남'에 더 집중한다. 9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했으니 이런 (선거)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12일에는 "이공계 여학생 비율이 20%인데 국가장학금의 35%는 여성에게 주라고 '칸막이'를 세워버리면 이게 공정인가 불공정인가"라고 적었다. 여학생의 이공계 진출 장려를 위해 마련된 장학금 제도를 비판한 대목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대남 표심'에 집중한 이유에 대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20대 남성 중 72.5%나 국민의힘을 찍은 건 피해의식과 결부된 것이다. (이는) '불평등하다'는 의식"이라며 "20대 남자들은 민주당 정권의 남녀갈등 구도 속에 피해를 많이 봤다고 생각하는 계층이다. 그들의 인식은 견고하고, 그래서 (민주당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남성들이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으면 여성들도 서서히 동화될 수 있다"며 "남성들도 나서서 여성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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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듯 다른' 이준석에…진중권 "적으로 돌려서 어쩌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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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왼쪽),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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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남'에 집중하는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이 전 최고위원이 페미니즘을 두고 "내용적으로 아무것도 없으면 용어 하나에 소속감을 얻고 자신이 그 용어만으로 우월하다고 착각한다"고 말하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꾸 증오나 반감을 이용하는 포퓰리즘만 하려 하니… 다 적으로 돌려서 어쩌려고"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와 이 전 최고위원이 선거 직전 합심해 좌우 양극단을 비판했기에 둘의 설전은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최고위원이 "민주당이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했다"고 한 9일 진 전 교수는 "아주 질 나쁜 포퓰리즘"이라며 "뭘 크게 착각한 거 같은데, 계속 그렇게 해봐라. 말 한마디로 순식간에 곤두박질치게 만들어줄 테니까"라고 경고했다.
진 전 교수는 또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왜 '이대녀' 표심을 못 얻었는지 고민해야 한다"는 태영호 의원의 글을 공유하며 "북조선에서 온 노인이 남조선에서 태어난 청년보다 낫네. 보고 좀 배워라"라고 했다. 태 의원이 '20대 여성 표심'을 살핀 것과 비교해 이 전 최고위원의 최근 행보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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