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가 코로나19로 고용 충격이 시작된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로 돌아섰다. 작년 코로나19 충격이 반영된 3월 고용지표의 기저효과와 함께 정부의 직접일자리 사업 등이 작용했고, 지난 2월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고용이 일부 개선되는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중심축인 30·40대 취업자 수 감소세가 지속됐고, 최근 코로나19의 4차 유행 우려가 커지는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3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만4000명 증가한 2692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코로나19로 고용 충격이 본격화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 내내 매월 취업자가 감소했는데, 이는 외환위기 당시 16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최장 기간이었다. 13개월 만에 취업자 수가 플러스로 전환됐지만 코로나19로 위축된 고용 환경이 근본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업자 연령 계층별로 보면 한국 경제의 허리라고 볼 수 있는 30대와 40대 취업자 수가 17만명과 8만5000명 각각 감소했다. 30대는 제조업과 협회·단체업종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했으며 40대는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에서 취업자 감소가 컸다.
반면 60대 이상은 전년 동월 대비 40만8000명 증가해 3월 취업자 수 증가를 이끌었다. 이는 정부의 직접일자리 사업 효과로,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취업자 수를 끌어올린 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뜻이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단기 고용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 정부 직접일자리 사업 계획의 80%인 83만명을 1분기에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나머지 20대(13만명)와 50대(1만3000명)에서는 전년 대비 취업자가 늘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상용직과 임시·일용직 등 임금근로자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늘어난 반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9만4000명)와 무급가족종사자(-6만명)의 감소세가 이어지며 자영업자들의 코로나19 충격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 봐도 정부 직접일자리 영향이 있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7만1000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9만명) 등에서 취업자 수 증가폭이 컸으나 도·소매(-16만8000명), 숙박·음식점업(-2만8000명) 등 코로나19 취약 업종은 감소세가 지속됐다.
3월 취업자가 느는 동시에 실업자도 121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3만6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0.1%포인트 상승해 4.3%를 기록했다. 이는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했던 사람이 구직활동을 하면서 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해 취업자와 실업자가 함께 증가한 것이다.
이날 홍 부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실업률(10.0%) 위기 직전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 세대'의 취업난과 불안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 아픈 대목이고 풀어야 할 최대 숙제"라며 "고용 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방역 상황인 만큼 엄중함과 긴장감을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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