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처분 방식·방류 시작 시점·방류 기간·총처분량 미제공
일본 오염수 방류 결정에 주한 일본대사 초치 |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정부는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한국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해 "그 결정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소통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며 "우리는 일본이 일방적으로 갑자기 결정한 것에 단호하게 반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조금은 더 시간이 걸리고 우리와 정보를 공유하면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일본의 결정이 생각보다 조금 빠르고 갑작스러웠다"고 덧붙였다.
그간 정부는 해양 방류 결정 자체는 일본의 주권 사항이라고 판단해 강한 반대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방류가 국제기준을 준수하고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데 대응 역량을 집중했다.
그런데도 일본이 한국이 요청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결정하자 강한 유감을 표하며 투명한 정보공개와 검증을 촉구했다.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 |
외교부는 이날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일본대사 초치 때도 정보 제공 문제를 중점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자는 "(정보 제공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가장 크게 일본에 제기하는 상황"이라며 "원자력안전위원회 전문가들이 일본으로부터 받아야 할 필수적 사안들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본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주요 분야는 오염수를 원전 부지 내 탱크에서 바다로 옮기는 구체적인 처분 방식, 방류 시작 시점, 총 방류 기간, 총처분량 등 4가지라고 설명했다.
당국자는 "가장 큰 문제점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여태까지 다른 원전 사고와 달리 원자로 밑을 감싼 벽이 깨지고 지하수가 오염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굉장히 장기적으로 갈 거고 정화를 한 다음 30년이 걸릴지, 40년이 걸릴지 저희 쪽 검증이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해양 방류라면 최근 과학적 조사들이 있지만, 과연 희석해서 방류했을 때, 방류가 40년, 50년 갈 때 어떤 경우가 나올지 예단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방류 결정에 대해 '국제 안전 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사실상 지지한 것에 대해서는 "저희가 보기에 아직 불확실한 게 많고 좀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실제 방류에 앞선 준비 과정과 방류 이후 해양환경 영향 모니터링 등에 한국 측 전문가가 참여해야 투명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보고 일본에 관련 요구를 하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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