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용산구 신광여자고등학교 강당에 마련된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 개표장에서 개표사무원들이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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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보터(swing voter):선거 때마다 지지하는 정당이 바뀌는 부동층 유권자
4·7 재·보궐 선거에서 '스윙보터'로 가장 주목받은 세대는 단연 20대였다. 방송 3사(KBSㆍMBCㆍSBS) 출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20대의 56.4%가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후보를 뽑았고,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55.3%가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시장을 선택했다.
한국일보가 12일 서울의 대표적 대학가인 15개 동(洞)의 개표 결과를 분석해 보니, 20대가 진보나 보수의 집토끼가 아니라는 점이 보다 명확히 드러났다.
'14 대 1' 민주당 승리→ '15 대 0' 국민의힘 승리
관악구 대학동, 서대문구 신촌동, 성북구 안암동 등 15개 동의 개표 결과를 합산한 결과, 오 시장의 득표율은 55.7%(7만9,997표)였고,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38.8%(5만5,777표)였다. 두 후보의 격차는 16.9%포인트로, 민주당은 단 1개 동에서도 국민의힘을 앞서지 못했다.
반면 21대 총선 때 같은 15개 동의 지역구 투표에서 민주당의 평균 득표율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보다 11.3%포인트 높았다. 당시 민주당은 동작구 흑석동을 제외한 14개 동에서 승리했으나, 1년 만에 '15 대 0'의 패배를 당한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신승을 거둔 동일수록 이번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큰 격차로 이겼다. 대표적인 곳이 동대문구 이문1동이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5.5%포인트 차이로 승리했고, 이번 선거에선 20.8%포인트 차이로 졌다. 반대로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했던 동에선 국민의힘이 이번에 상대적으로 적은 표차로 이겼다. 20대의 약 20~30%가 지역별로 국민의힘 쪽으로 옮겨갔다는 뜻이다.
2016년 20대 총선 때부터 따져 보면 '스윙' 현상은 더 뚜렷하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확연한 우위였던 지역이 21대 총선에선 민주당의 박빙 우세 지역으로 바뀐 데 이어 이번 선거에선 국민의힘으로 기우는 식이다. 서대문구 신촌동의 경우 20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25.7%포인트 격차로 승리했다. 격차는 21대 총선에서 5.4%포인트로 줄었고, 이번 선거에선 국민의힘이 23%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20대, 보수정당으로? 여대는 달랐다
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자치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청년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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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20대 대학생들의 공통된 표심이라고 해석하기는 이르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여성은 민주당(44%)과 국민의힘(40.9%)으로 갈린 동시에 기타 정당·후보(15.1%)를 상대적으로 많이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대학가 15개 동 중 여대가 있는 지역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된 흐름이다.
성북구 동선동(성신여대), 용산구 청파동(숙명여대), 성북구 월곡1동(동덕여대)의 개표 결과를 합산해 보니, 오 시장은 박 후보에게 5%포인트 차이로 겨우 앞섰다. 젠더 이슈를 전면에 앞세운 여성 후보들의 약진도 이들 지역에서 도드라졌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 김진아 여성의당 후보, 신지예 무소속 후보의 3개 동 득표율은 3.3%(930표)로, 서울 전체 득표율(1.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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