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일본 동향 및 우리 정부 대응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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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日에 안전 구체 조치 요구"
정부는 회의 뒤 공식 입장문을 내고 “일본 정부에 반대와 우려를 전하고 우리 국민 안전과 해양환경 피해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아울러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사회에 우리 정부의 우려를 전달하고 향후 일본 조치의 안전성 검증 정보 공유, 국제사회의 객관적 검증 등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국내 해역에서 방사능 유입 감시를 강화하고, 수입식품 방사능 검사 및 원산지 단속을 보다 철저하게 이행하고 점검하기로 했다. 또 방사성 물질 해양확산 평가, 건강에 미치는 장ㆍ단기적 영향 평가 등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영향을 철저히 예측하고 분석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어 "우리 국민의 건강을 지키겠다. 우리 바다의 안전을 지키겠다"며 입장문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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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美 “안전에 부합” 지지
하지만 일본은 방류 결정 이전 이미 IAEA의 지지를 확보했다.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해 12월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염수 방류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역시 즉각 지지 입장을 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공식 입장을 내고 “일본 정부가 몇가지 선택지와 효과를 면밀히 검토해온 것을 미국은 잘 알고 있다. 일본은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투명한 태도를 취했고, 국제적으로 용인되는 핵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별도로 트윗까지 올리고 “방류 결정을 위한 노력의 투명성에 감사한다”고 했다. 한국은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용납할 수 없다고 했는데, 미국은 일본의 투명성에 사의를 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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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관계 개선 노력, 또 악재
이에 결국 국제사회에서도 일본에 대한 외교적 항의나 규탄 외에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 임기 말 한ㆍ일 관계 개선 노력에 또다른 악재가 불거진 셈이다.
이와 관련, 애초에 정부가 후쿠시마 문제를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보다 일본에 대한 정치적 대응 카드로 활용하려다 결국 스텝이 꼬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13일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해 취재진에게 설명하는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 경제산업성은 원자력발전 등 에너지 정책을 관할하는 부처로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에 해당한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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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 규제 등 경제 보복으로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던 2019년 중순 무렵 정부는 사실상 후쿠시마 문제로 일본을 압박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당시는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보고서만 나온 상황이었는데도, 정부는 총력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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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日 압박 카드로 활용
2019년 8월 한달 동안만 외교부 대변인의 오염수 방류 위험성 공개 거론, 담당 국장의 주한 일본 대사관 경제공사 초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한ㆍ일 외교장관 회담시 공식 문제 제기 등이 이어졌다. 당시 국제사회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한국뿐이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을 공식 결정한 13일 오전 제주시 이도일동 동문수산시장. 이날 제주연구원은 방사성물질 오염수가 해류를 따라 제주 연안으로 유입되면 해양생태계와 수산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오염수 해양 방류에 따른 단계별 대응방안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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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거들었다. 비슷한 시기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의 최재성 위원장은 “일본의 방사능 위험이 도를 넘고 있다. 후쿠시마 농수산물을 도쿄올림픽 참가선수단 식탁에 올린다는 것도 모자라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했다. 도쿄 올림픽과 후쿠시마를 엮어 일본의 가장 아픈 부분을 때리자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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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경보 상향도 검토했다 취소
또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지역의 여행경보 단계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한때 검토했다고 한다. 국민 안전 상 위험 요인이 증가한 것도 아니었는데,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응하는 차원에서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정부 내에서도 반대가 나와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결국 당시의 후쿠시마 강경 대응이 남긴 실익이 뭐냐는 질문이 외교가에선 나온다. 반면 그 사이 일본은 IAEA와 미국의 지지를 확보하고, 주한 일본 대사관은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10주기를 계기로 한국 언론에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에 대해 대대적 설명회까지 여는 등 치밀하게 방류 결정을 준비해왔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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