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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 최후 항쟁지' 옛 전남도청 건물서 탄두 10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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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옛 전남도청 본관 1층 서무과 벽면에서 추출된 M16 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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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건물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진압 상황을 추정할 수 있는 탄두가 나왔다. 옛 전남도청은 5·18 당시 시민군의 최후 항쟁지였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추진단)은 옛 전남도청 건물 일대에 대한 탄흔 조사 결과, 1980년 5월 당시 계엄군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총알(탄두) 10개가 건물에 박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 중 5개를 추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탄두는 5·18 당시 시민군 상황실로 사용됐던 옛 전남도청 본관 1층 서무과 벽면에 8개, 옛 전남경찰국 건물 후면부 외벽(1층과 2층 사이)에 2개가 박혀 있었다. 추진단은 이 가운데 서무과 벽면과 전남경찰국 외벽에 각각 박혀 있는 탄두 3개와 2개를 추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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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들의 최후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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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단은 이 탄두들이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의 전남도청 진압작전 당시 계엄군에 의해 발사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추진단 관계자는 "5·18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을 맡았던 박남선씨로부터 5월 27일 새벽까지도 도청 서무과 벽면에 총알 자국은 없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추진단은 옛 전남도청 건물 외에도 1980년 당시부터 있었던 수목 중 도청 본관 앞 은행나무 속에 탄두 3개, 민원봉사실 옆 소나무 속에 탄두 2개이 각각 박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추진단은 또 탄두는 남아 있지 않았지만, 탄흔으로 강하게 추정되는 71개를 발견하고, 잔존 성분 검사 등 추가 검증이 필요한 탄흔 의심 흔적 454개를 확인했다.

추진단은 국방부 협조를 받아 5·18 당시 벽면과 같은 벽체를 만들어 탄흔 표본 사격을 한 후 확보한 탄흔 표본과 현 벽체를 비교·분석했고,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총탄 성분 분석과 탄두 표면에 남아 있는 총강 흔적 등을 교차 확인해 M16 소총의 탄두임을 증명했다. 추진단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문헌과 사진·영상 등을 통해 탄흔이 있었던 곳을 추정하고 열화상 기법이나 방사선 기법 등을 활용해 건물을 훼손하지 않고 탄흔을 확인했다.

추진단은 탄흔 조사의 모든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 전시콘텐츠로 제작하고 옛 전남도청 복원 이후 공개할 예정이다. 또 탄흔으로 확정된 10개의 흔적은 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도록 처리할 계획이다. 탄흔 추정 흔적 71개와 의심 흔적 454개 등 흔적 525개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와 검증을 거쳐 복원 공사가 완료될 시점에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탄흔을 통해 시민군 최후 항쟁 직전과 직후 모습, 계엄군 진압 동선·진압 방식 등을 유추할 수 있었다"며 "이번 결과는 최후의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이 품고 있던 그 날의 기억과 5·18 당시의 진실을 밝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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