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당권…우물쭈물 국민의힘

‘홍준표 복당’ 당내 반대 기류

안철수와 합당도 지지부진

‘주호영 당권도전’ 갑론을박

[경향신문]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7 재·보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국민의힘이 외연 확장을 모색하고 있지만 난기류가 이어지고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두고 찬반 양론이 여전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합당 논의 역시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차기 당권 구도를 둘러싼 긴장도 커지는 모양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퇴임 이후 탄력을 받는 듯했던 홍 의원의 복당은 당내 반대에 부딪혔다. 김재섭 비대위원은 12일 회의에서 “야권 화합을 위해 정당의 문을 활짝 여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홍 의원에게는 화합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복당을 공개 반대했다. 그의 복당은 중도층 반발로 이어지고 외연 확장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초·재선 그룹의 반발도 작지 않다. 재선의 이양수 의원은 “홍 의원이 복당하면 중도층이 우리를 보는 시선이 달라진다”며 반대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홍 의원 막말 한 번으로 당이 휘청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논의도 지지부진하다. 주호영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당대회 전 합당 문제를 정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당내 의견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맞섰다. 주 직무대행은 “국민의당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의견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14일까지 답변이 없으면 15일부터 전당대회 준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 대표는 “그때(14일)까지 국민의힘은 통일된 의견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냐”고 맞받았다.

주 직무대행의 차기 행보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주 직무대행의 당대표 출마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찬반이 팽팽하다. 원내대표로서 거대여당과 맞서 재·보선에서 승리한 공로가 크고, 합리적인 면모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차기 당권 자격이 충분하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두 차례 잠행 등 결정적인 순간마다 결단을 미뤘던 주 직무대행이 대선을 앞두고 당을 이끄는 게 맞느냐”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지역구가 대구·경북(TK)이라는 점에서도 비영남 지역에서 당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쇄신론’과 안정적 대선 준비를 위해 당의 주류인 TK 출신이 키를 잡는 것이 낫다는 ‘TK근본론’이 맞부딪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은 이날 “주 직무대행이 당대표에 출마할 계획이라면 당의 안정을 위해 조기사퇴해야 한다”며 조속한 거취 결정을 촉구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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