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주 금요일,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7주기입니다. 어제(11일)는 7년 전 세월호가 가라앉았던 곳에서 추모제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돌연 취소됐습니다. 해경이 유가족들이 타고 갈 배로 희생자들을 제대로 구조하지 못했던 참사 당시 해경 지휘선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맥박이 있던 학생을 그냥 둔 채로 해경 간부들을 헬기로 먼저 태웠던 지휘선입니다. 유가족들은 밤새 목포까지 내려왔지만, 이 배는 차마 타지 못하겠다며 돌아섰습니다.
이가혁 기자가 목포신항에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맞아 해상 추모제를 열기로 한 50여 명의 유가족들.
침몰 지점으로 가는 해경 경비함을 타기 위해 모였습니다.
하지만 차마 배에 오르지 못합니다.
해경이 제공한 배는 3000톤급 경비함 3009함.
참사 당시 해경 지휘선입니다.
[김종기/고 김수진 학생 아버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생각 있는 해경이라면 도저히 3009함을 배정할 수는 없겠죠. 그래서 오늘 우리 가족들은 선상 추모식을 3009함을 타고 나가지 않기로 했고.]
맥박이 있는 채로 옮겨진 단원고 학생은 그냥 둔 채 해경 간부들을 먼저 헬기로 태우는 등 '구조 참사'가 벌어진 현장이기도 한 그 경비함입니다.
[김정해/고 안주현 학생 어머니 : 배가 그렇게 침몰하는데도 보고만 있고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던, 정말 저희는 3009함 얘기만 들어도 치가 떨려요.]
해경은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해경 관계자 : 일정상 하다 보면 그게 3009함이 됐지 따로 어떤 의미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닙니다.]
하지만 한 달 전 계획된 행사이기 때문에 해경이 가족들의 트라우마를 고려했다면 다른 경비함을 준비할 수 있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대신 유가족들은 오후에 계획했던 이곳 목포신항 세월호 선체 앞 추모식을 앞당겨 진행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온 대학생들도 뜻을 함께했습니다.
[김진경/동국대학교 학생 : 리본만 달고 '그냥 기억해야지' 하는 게 아니라 '이런 데도 와 보고 같이 얘기를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마음으로…]
세월호 참사 7주기를 앞두고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목포신항과 팽목항을 찾아 추모와 연대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이가혁 기자 , 김진광, 김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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