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시민에 박격포까지…미얀마 밤새 대학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미얀마 군부가 반쿠데타 시위대를 상대로 무자비한 발포와 학살을 반복하는 가운데 11일 만달레이에서 일부 청년들이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헬멧과 사제 공기총을 들고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쿠데타를 거부하는 미얀마 시민들을 향해 군부가 또다시 무자비하게 총부리를 겨누고 발포했다.

지난 10일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을 인용한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 군경은 지난 8일 밤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발포해 최소 82명이 숨졌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수도 양곤 인근인 바고 지역으로, 군경은 이날 유탄발사기와 박격포 등 중화기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8일 밤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시민들의 저항이 이어지면서 사망자가 대량으로 나온 것이다. 지난달 14일 양곤에서 100명 이상이 숨진 뒤 단일 도시에서 하루 만에 가장 많은 시민이 죽는 참사가 벌어졌다. 지난 3월 마지막 주말에도 하루 새 1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AP통신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올라온 현장 사진에 박격포탄 파편으로 보이는 물체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군경이 시신을 쌓아놓고 해당 구역을 봉쇄하면서 바고 지역 사망자 수는 10일에서야 비로소 집계될 수 있었다. 시위대 관계자는 "제노사이드(집단학살) 같았다"면서 "그들은 모든 그림자에 총을 발사했다"고 증언했다.

연이은 대량학살이 발생했음에도 조 민 툰 군부 대변인은 9일 군경의 대량학살 의혹을 또다시 부인하며 거짓과 막말로 국민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조 민 툰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군부가 정말 시민들을 죽이려 했다면 1시간 내에 (시민) 500명이 죽었을 수 있다"고 발언했다. 군부가 최소한의 무력만을 사용하는 등 자제하고 있다며 이 같은 충격적인 막말을 쏟아낸 것이다.

군부의 만행에 대응해 마을과 소수민족 단위의 무력 대응도 가시화하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얀마 중부 사가잉 지역 타무 주민들은 전날 시위 진압을 위해 마을로 들어오려는 군인들에게 사제 수렵총을 발사하면서 교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군인 3명과 주민 1명 등 최소 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에는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이 연합해 샨주 라시오 부근의 나웅 몬 경찰서를 습격했다. 군부는 지난달 31일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을 상대로 일방적인 휴전 선언을 했다.

[이재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