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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英 필립공 장례 17일 엄수…찰스 왕세자 "그리운 아버지" 애도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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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우려로 참석자 30명 제한…해리 왕손 참석
한국일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공이 별세한 9일 조기가 내걸린 런던 버킹엄궁 앞에 시민들이 모여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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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99세를 일기로 별세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공의 장례식이 17일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절차와 규모는 간소화됐지만, 오랜 시간 영국에 헌신한 고인을 기리는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왕실 대변인은 10일 장례 일정을 확정하고 “필립공의 생애와 여왕ㆍ영국을 위해 봉사한 70년 시간을 기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례는 국장(國葬)이 아닌 왕실장으로 윈저성 안에 있는 성 조지 예배당에서 거행된다. 영국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장례식 추모객은 30명으로 제한됐고, 여왕을 비롯해 왕족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다. “보다 많은 왕실 가족이 장례에 참석할 수 있도록”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장례식에 불참하기로 했다.

대신 장례 시작 전 1분간 전국적으로 묵념하는 시간을 갖는다. 시신이 예배당으로 운구되는 동안 군은 8분간 예포를 발사하고 조종(弔鐘)을 울릴 예정이다. 왕실 가족이 운구 행렬을 따르고, 여왕은 따로 예배당으로 이동한다. 고인의 유지에 따라 일반인 참배와 시신 공개는 하지 않는다. 참석자 명단은 15일 발표한다.

명단에는 왕실에서 독립해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해리 왕손도 포함됐다. 둘째 출산을 앞둔 메건 마클 왕손빈은 장거리 비행에 따른 건강상 우려로 불참한다. 왕손 부부는 최근 미 언론 인터뷰에서 왕실의 메건 왕손빈 인종차별 의혹을 폭로해 왕실과 관계가 껄끄러웠지만, 해리 왕손은 할아버지 필립공과 매우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왕손 부부가 설립한 자선 단체 ‘아치웰’은 “에딘버러 공작(필립공)의 봉사에 감사하고 매우 그리울 것”이라는 추모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세계 각지에서도 애도 메시지가 잇따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추모 성명을 통해“그가 수십년 동안 공직에 봉사하며 미친 영향은 가치 있는 대의와 환경 관련 노력, 그가 지원한 군 구성원들, 영감을 준 젊은이들 등에서 분명히 드러난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도 “필립공은 힘센 여인에게 힘이 되는 남편이 된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여 줬다”고 트위터에 썼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고인은 가족에 헌신하고 공직에서 기품 있는 기록을 가졌으며 미래 세대의 교육과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위로를 건넸다.

필립공의 맏아들인 찰스 왕세자는 이날 왕실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찰스 왕세자는 “아버지는 70년 동안 여왕, 가족, 국가, 그리고 영연방 전체에 아주 놀라울 만큼 헌신적인 봉사를 했다”며 “여러분의 추모 물결이 슬픔에 빠진 우리를 지탱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1947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결혼한 필립공은 74년간 해로하며 아내의 곁을 지켰다. 슬하에는 찰스 왕세자를 포함해 자녀 4명과 윌리엄 왕자 등 손주 8명, 증손주 10명을 뒀다. 영국 정부는 필립공 장례식까지 8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정부 건물은 장례식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조기를 게양한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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