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모델 파잉 타콘이 2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쿠데타 반대 시위 모습. 파잉 탁콘 인스타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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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규탄해 온 각 분야 저명인사의 수배 명단을 배포하는 등 비판 세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100만 명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인기 모델 파잉 타콘이 8일 미얀마 군부에 체포됐다. 타콘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화보 촬영 사진 등 일상 공개 용도로 SNS를 사용했지만 2월 1일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쿠데타 반대 시위 소식을 주로 전해 왔다. 현재 그의 SNS 계정은 사라진 상태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와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타콘 여동생의 SNS를 인용해 미얀마 군경이 이날 오전 5시쯤 타콘을 양곤 북다곤 자택에서 체포했다고 전했다.
군부는 형법 505조 a항을 근거로 공인들을 추적해 왔다. 미얀마 형법 505조 a항은 군인과 경찰 등이 반란을 일으키게 하거나,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성명이나 기사, 소문 등을 제작·반포·유포할 경우 최대 3년 형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군부는 관영매체 글로벌 뉴라이트 4~6일자 지면에 '국가 안정성에 영향을 주는 뉴스를 유포해 형법 505조 a항에 따라 기소된 사람'이란 제목으로 유명인사 60여 명의 명단을 실었다. 미얀마 여배우 마이 토에 킨은 자신에 대한 체포 영장 발부에 대해 트위터에 "그저 나의 일을 하고 진실을 말했을 뿐인데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 우리가 승리할 때까지 항상 미얀마 뉴스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적었다.
미얀마 코미디언이자 활동가인 마웅 뚜라가 2011년 10월 12일 교도소 복역 후 출소한 뒤 양곤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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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타콘을 비롯한 미얀마의 공인들은 SNS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연대를 촉구해 왔고, 이에 대응해 미얀마 군부의 장악력도 강화돼 왔다.
앞서 6일에는 '자가나'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유명 코미디언 마웅 뚜라가 군부에 체포됐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정치범을 다룬 영화를 만든 감독이자 배우이기도 한 뚜라는 과거 미얀마 군사 정권을 앞장서 비판했고 여러 번 투옥되기도 했다. 또 지난달 국제 미인 대회에 미얀마 대표로 출전한 한 레이는 대회를 통해 국제사회에 미얀마 민주주의 복원을 위한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군경의 시위대 유혈 진압도 계속되면서 미얀마 시위에서는 지금까지 600명 이상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배우 마이 토에 킨이 파잉 타콘 등의 체포 소식을 접한 뒤 '그들을 석방하라'는 트윗글을 올렸다. 마이 토에 킨 트위터 캡처 |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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