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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오세훈 첫날에…정부, LH주도 공공주택 공급 '대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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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주택공급 첩첩산중 ◆

매일경제

4·7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청 신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11년 사퇴 이후 10년 만에 출근하는 오 시장은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면서 "오늘부터 서울시는 다시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 시장 임기는 내년 6월 말까지 약 1년3개월이다.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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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자마자 정부가 공공주도의 2·4 대책을 일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견제구'를 날렸다. 민간이 주체가 되는 재개발·재건축을 공약한 오 시장 당선에 위기감을 느낀 정부가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 선수를 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과 건설교통부가 강남 재건축과 뉴타운 정책을 두고 사사건건 충돌한 전례를 되풀이할 우려가 높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당초 예정에 없던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공공주도 개발 방식을 골자로 한 2·4 대책 후속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주택 공급은 후보지 선정, 지구 지정, 심의·인허가 등 일련의 행정 절차상 중앙정부·광역지자체·기초지자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상호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과 시장을 강조해 온 오 시장 취임 첫날 정부가 공공주도라는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어깃장'을 놓은 셈이다.

그러나 확연히 돌아선 민심이 이번 선거로 확인된 만큼 오 시장이 스스로 공약하고 시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부동산 정책에서 물러설 가능성은 없다. 오 시장은 8일 청사에 처음 출근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약대로) 1주일 안에 재건축 규제를 정말 확 풀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의지"라고 답했다. 1주일 안에 규제를 다 풀기는 어렵지만,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이미 시장은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기대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중이다.

심지어 정부 주도의 공공재개발·재건축 후보지로 선정된 곳에서도 오 시장 당선으로 민간 정비사업으로 선회할 움직임이 감지된다. 공공직접시행 사업에 찬성하던 주민들마저 상당수가 관망세에 들어간 상태다. 문제는 오 시장의 민간 재건축·재개발을 가로막는 분양가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같은 문재인정부의 초고강도 규제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차기 대선 전까지 민간 정비사업과 공공 정비사업 모두 진척이 안 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2·4 대책은 불신의 늪에 빠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도적으로 하는 데다 시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어 정부가 빨리 민간 중심으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결국 정부의 목표가 공급을 빨리 많이 하는 것이라면 굳이 공공만 고집할 게 아니라 민간에도 혜택을 줘 주택 공급을 신속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용 기자 / 김태준 기자 / 이축복 기자]

은마 재건축 기대 크지만…정부 규제 안풀면 한발짝도 못나가

서울 부동산정책 어디로

공공주도인 정부 2·4대책은
시장이 인허가권 가져 충돌예상

오세훈표 민간 재개발·재건축
2차안전진단은 국토부가 담당
300% 초과용적률도 허가필요

주민은 민간주도 개발 더 선호

매일경제

8일 임기를 시작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에서 추진하는 공공주도 개발에 협조할지에 부동산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시민이 오 시장 선거 현수막이 걸린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를 지나고 있다.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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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으로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가 기대되지만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다.

각종 인허가권을 쥔 시장이 사업 속도를 높여준다고 해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 대못'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런 규제들은 중앙정부 소관이다. 문제는 정부와 서울시가 '제로섬게임'의 대척점에 섰다는 점이다. 민간 정비사업이 순항할수록 정부가 명운을 건 공공 주도 정비사업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오 시장이 정부의 도움을 얻긴 쉽지 않다.

오 시장이 내놓은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재건축·재개발 사업 활성화다. 민간이 주도하는 것이어서 정부의 2·4 대책 등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필두로 하는 공공 주도 개발사업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정부가 2·4 대책에서 제시한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이나 '도심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은 물론 작년 5·6 대책과 8·4 대책에서 나온 공공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LH 역할이 절대적이다.

오 시장 공약대로 민간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면 조합으로선 공공 주도 사업에 기댈 이유가 없어진다. 민간 재건축·재개발이 흥할수록 공공 주도 사업은 실패하는 구조인 셈이다.

이 때문에 정부로서는 오 시장의 당선이 매우 불편할 수밖에 없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예정에도 없던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고 "주택 공급은 후보지 선정, 지구 지정, 심의·인허가 등 행정절차상 중앙정부·광역지자체·기초지자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상호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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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정부로서는 2·4 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서울시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정비계획 수립, 정비구역 지정 등의 인허가권자가 서울시장이어서다. 정비계획 수립 이후 사업계획 수립과 통합 심의 과정에도 서울시 공무원이 참여하게 된다. 사실상 서울시가 움직여주지 않는다면 2·4 대책은 굴러갈 수 없다. 그러나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공약해 시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오 시장이 굳이 정부의 2·4 대책에 협조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오 시장의 민간 정비사업이 당장 순항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 시장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돼 민간 재건축·재개발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건 사실이지만 '대못'은 여전히 남아 있다. 먼저 안전진단의 경우 1차 안전진단은 시장이 진단 업체를 선정 가능해 지금보다 빠른 속도로 추진할 수 있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1차 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D등급)한다면 2차 안전진단(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을 받아야 한다. 이를 수행하는 건 공공기관 2곳인데 사실상 국토교통부 입김이 작용한다. 1차 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는다면 2차 안전진단을 받을 필요가 없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

무엇보다 민간 재건축의 사업성을 저해하는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이들 재건축 관련 규제는 오 시장이 완화할 방법이 없다. 모두 법 개정 사안이거나 중앙정부 관리하에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기 위한 최대 복병은 안전진단이 아니라 재초환"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정부의 급격한 공시지가 인상으로 인해 토지비가 올라가면서 분상제를 적용해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 범위를 넘는 사례가 등장하기는 했다.

용적률도 국토부를 설득하거나 여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 의결을 거쳐 조례를 변경해야 한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서울시장 권한으로 가능한 용적률은 최대 300%라 400~500%까지 높이려면 국토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을 최대 250%로 적용하고 있는데, 국토계획법상 상한 용적률은 300%다. 기부채납을 받고, 국토부와 협의를 한다면 이를 400~500%까지 높일 수 있지만 국토부를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토부 동의를 구하지 않더라도 개별 구역의 용도지역·지구를 상향하는 방식으로 더 높은 용적률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여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 의결을 거쳐 조례를 변경해야 한다.

오 시장 1기 시절 역점 사업인 '한강르네상스'도 난관이다. 한강을 한강홍수통제소가 관리하기 때문에 환경부 벽을 넘어야만 한다. 권 교수는 "가령 세빛섬 같은 건 '물 사용권'을 얻어야만 한다"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을 복원해 물을 끌어오려는 시도에 대해 정부가 '물세'를 받으려고 했던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강홍수통제소 측은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만들고 물 사용 신청을 해야 판단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태준 기자 / 송민근 기자 /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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