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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 최종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국민의힘에 모두 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표 중반까지만 해도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관악구·강북구 등에서 우세를 점했지만 최종 집계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모든 자치구에서 과반 득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별 비교에서도 민주당 '골수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40대에서 근소하게 앞섰을 뿐 모든 연령대에서 큰 차이로 패했다. 특히 20대 남성은 오 시장에게 72.5%의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것으로 집계돼 내년 대선에서 이들의 표심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시장은 득표율이 가장 낮았던 강북구에서조차 51.21%를 기록해 45.17%를 얻은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오 시장의 전체 득표율은 57.5%였는데, 이는 민주당이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 지역구 49석 중 41석을 석권하며 올렸던 득표율(53.5%)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다. 오 시장 득표율이 가장 높았던 자치구는 현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 인상 정책에 직격탄을 맞은 강남구(73.5%)와 서초구(71.0%)다. 동별 득표율을 보면 오 시장은 압구정동(강남구)에서 89%, 대치1동(강남구) 87% 등 강남 텃밭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오 시장은 지난 총선에서 현역 고민정 민주당 의원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했던 광진구에서도 56.7%의 높은 득표율을 올렸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득표율이 47.82%에 그쳐 50.4%를 기록한 고 의원에게 석패한 바 있다.
반면 박 후보는 4선 의원을 지냈던 '정치적 고향' 구로구에서조차 득표율이 43.7%에 그쳐 10%포인트 가까운 격차로 패했다. 개표 중반까지 박 후보 득표율이 앞섰던 강북구·관악구도 결국 오 시장이 51.2%, 51.0%로 과반 득표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에서 오 시장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낸 20대 남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0대 남성은 72.5%가 오 시장을 지지해 60세 이상 여성(73.3%)에 이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박 후보를 지지한 20대 남성은 22.2%에 그쳐 전체 10개의 연령·성별 분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였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같은 연령대 여성과의 지지율 격차다. 20대 여성의 오 시장 지지율은 40.9%에 그쳐 10개 분류 가운데 가장 낮았다. 그 결과 20대 남녀의 오 시장 지지율 격차는 31.6%포인트에 달했다. 다른 연령대 평균인 6.7%포인트의 5배 가까운 수준이다.
여당은 그간 청년층 민심 이반 현상의 원인을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인한 박탈감,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특혜 의혹 등으로 분석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남녀 격차 통계를 감안하면 정권 출범 후 누적돼 온 젠더 이슈 대응이 20대 지지율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사전투표에서는 박 후보가 11개 자치구(종로 중랑 성북 강북 도봉 은평 서대문 강서 구로 금천 관악)에서 앞서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부산시장 보궐선거 역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박형준 시장이 모든 자치구에서 승리를 거뒀으며, 강서구(56.0%) 한 곳을 제외하고 모든 자치구에서 60% 이상 득표율을 올렸다. 작년 총선에서는 민주당 소속인 전재수, 박재호 등 지역구 관리가 뛰어났던 의원들을 중심으로 전체 18개 선거구 가운데 여당이 3곳에서 승리했지만 이번 선거는 인물 대결에서조차 박 시장이 크게 앞서가며 표 차이가 벌어졌다는 평가다. 여당에서 띄운 가덕도 이슈를 박 시장이 당내 대구·경북 세력과 각을 세우며 지켜내는 모습도 표심에 영향을 끼쳤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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