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중 여성 집행위원장 자리 마련하지 않아
"여성이라 무시한 것" 강력 반발
"여성보호 위한 이스탄불협약 탈퇴 수치스러운 일"
[서울=뉴시스]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회담장에 자신의 자리가 준비돼 있지 않자 당황한 채 서 있다. <사진출처 : BBC 동영상 캡처> 2021.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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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6일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EU와 터키 간 정상회담에서 터키측이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자리를 따로 마련하지 않고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자리만을 준비한 것은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이 여성이라고 무시한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고 AFP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터키와 EU 간 회담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미셸 상임의장이 EU와 터키 국기가 놓인 의자에 앉아 있는 앞에서 자리를 찾지 못한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이 당황하고 화난 모습으로 서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그녀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마셸 샹임의장의 자리로부터 조금 떨어져 터키 외무장관과 마주보는 자리의 소파에 앉아야만 했다. 이는 외교 의전 서열상 EU 집행위원장이 받을 대우보다 더 낮은 것이다.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EU 집행부의 수장이며 미셸 상임의장은 회원국 정부를 대표한다. EU는 두 사람 모두 정부 수반으로 예우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릭 마머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매우 놀랐다. 그녀는 미셸 상임의장과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만 했다"며 "이러한 문제(예우)들을 터키는 중요하고 적절히 다루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곧바로 '소파게이트'로 불리고 있는 이 같은 터키의 무례는 터키가 여성 보호를 위한 이스탄불 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한 EU의 반발로 EU와 터키 간 유대관계 재건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미묘한 시점에 나왔다.
[서울=뉴시스]지난 6일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유럽연합(EU)과 터키 정상회담에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자신의 자리가 마련되지 않아 의전 서열이 떨어지는 자리에 터키 외무장관과 마주보고 앉아 있다. <사진출처 : 터키주재 EU 대표부 홈페이지> 2021.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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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회담 후 "인권 문제는 협상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터키의 이스탄불 협약 탈퇴는 매우 우려스럽다. 이스탄불 협약은 여성을 보호하고, 폭력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탈퇴는 분명 잘못된 신호"라고 말했다.
마머 대변인은 터키가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의 자리를 마련하지 않은 것이 위원장으로 하여금 이 문제(터키의 탈퇴)에 더욱 집중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U 역사상 최초로 여성 집행위원장에 오른 폰 데어 라이엔에 대한 터키의 무시는 유럽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스페인의 유럽의회 의원 이라트세 가르시아 페레스는 #여성의 권리(#Womens Rights)라는 해시태그에 "터키는 이스탄불 협약에서 탈퇴하더니 이제는 공식 회담에서 여성 집행위원장의 자리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소피 벨드라는 여성 의원은 폰 데어 라이엔이 왜 즉각 자신의 자리가 따로 마련되지 않은 것에 항의하지 않고 의전의 격이 낮은 소파 자리에 앉았는지 모르겠다며 폰 데어 라이엔의 처신도 잘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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