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왼쪽)이 7일 오전 국회에서 4·7 재보궐선거 투표를 독려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하비에르국제학교에 마련된 평창3투표소에서 투표를 했다. [이충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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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투표율은 보수 진영에는 '텃밭'으로 꼽히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책에 분노한 강남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장으로 향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강남3구 지역에서 여야 후보들이 어떤 득표율을 올릴지 주목된다. 반면 역대 선거에서 진보 진영이 강세를 보였던 금천·관악·중랑·강북구의 투표율은 하위권에 속했다. 여야는 본투표 당일인 7일 하루 종일 투표를 독려하며 지지층을 모으는 데 주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막판 '샤이 진보' 결집에 기대를 걸었고, 국민의힘은 '정권 심판' 바람이 불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서울의 투표율은 47.4%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 유권자 842만5869명 중 399만5758명이 투표를 마쳤다. 자치구별로 분석하면 보수 진영이 강세를 보이는 강남3구의 투표율이 높은 상황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이는 곳은 서초구다. 서초구의 투표율은 52.3%로 가장 먼저 50%대를 돌파했다. 강남·송파구가 투표율 49.7%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강남3구가 투표율 상위 3개 지역에 모두 포함된 것이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서울 강남병)은 이에 대해 "강남3구의 투표율이 특히 높은 건 정권 심판에 대한 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당 윤희숙 의원(서울 서초갑)은 "보수가 분열되지 않고 통합된 모습을 보인 게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반대로 남인순 민주당 의원(서울 송파병)은 이날 오후 3시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 드린다"면서 "우리 송파 표심, 강남3구 표심 어차피 안 될 거라며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진보 진영이 전통적으로 우세한 지역은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금천구(42%)다. 뒤이어 중랑구(43.8%), 관악구(44%), 강북구(44.8%)가 하위권에 포진했다. 다만 강북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이겼던 지방선거와 대선에서도 지역 투표율이 낮게 나왔다"며 승패를 가늠하기엔 이르다고 강조했다.
부산의 투표율은 42.4%로 서울에 비해 5%포인트 낮았다. 부산에서도 진보 진영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에선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강서구와 기장군의 투표율은 38% 수준으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여야는 이날 하루 종일 일제히 투표 독려에 나섰다. 민주당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지지층이 막판에 결집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당 지도부는 이에 아침 일찍부터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오늘은 매우 중요한 선택의 날"이라며 "서울·부산을 비롯한 21개 지역주민 모두 투표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사과와 약속을 드렸는데 국민 여러분께 드린 말씀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국민 선택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도 "선거는 민심의 풍향계이고 변화의 나침판"이라며 "이번 선거를 통해 민심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 천심인지를 다시 한번 절감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더 경청하고 겸손한 자세로 성찰하겠다"면서도 "역대 최고의 재보궐선거 투표율로 다시 한번 위대한 시민 역량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SNS를 통해 "검증된 능력과 실력으로, 거짓 없는 정직과 서울 미래를 향한 진심으로 서울시민의 삶에 봄이 올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내곡동 땅 특혜 의혹이 불거진 만큼, 정직을 강조해 차별화를 모색하겠다는 의도다.
국민의힘 역시 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사태 등으로 분노한 민심이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쏟아져 나오는 것으로 분석하기 때문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종로 평창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예상대로 오세훈 후보가 상당한 표 차이로 승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정부 4년간) 국민의 삶이 어려워졌다"며 "선거 과정에서 일반 시민들의 분노가 상당했다. 적극 투표에 참여해주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 후보도 이날 자신의 SNS에 "반드시 투표하셔서 국민의 힘을 보여달라"며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대한민국과 서울의 미래, 우리 아들딸의 미래를 포기하지 마시길 진심으로 호소 드린다"며 "꼭 당선돼 정권 심판을 해달라던 열망 어린 표정의 시민 여러분들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희수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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