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15 총선의 충격적 패배 후 위기에 빠진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구하기 위해 영입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위원장직을 내려놓는다. '대선 전초전'으로 불리는 4·7 재보궐선거에서 서울·부산시장 2곳의 승리로 명예롭게 퇴진하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정당이 위기에 빠지거나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을 때마다 '해결사'로 투입됐던 김 위원장은 작년 취임 때부터 이즈음 물러날 것을 예고해왔다. 작년 7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하면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되자 "내 역할은 보궐선거까지"라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7일 오전 평창동에서 투표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퇴임 후 계획에 대해 "별다른 계획이 없다. 일단 정치권에서 떠나기 때문에 그동안 해야 할 일, 밀려 있는 일도 처리하고 생각도 다시 정리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선거 결과가 좋으면 당을 다시 맡아달라는 요구가 있지 않겠냐는 이야기에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이번 선거가 끝나면 정치권에서 좀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요구에 대해) 별로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일단 '쉬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권으로 들어오고, 야권 대선구도가 복잡해지면 주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김 위원장을 찾지 않겠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나는 피곤하다. 대통령을 만들었지만 항상 배신만 당했다"며 "손자가 오죽하면 '할아버지 좀 편하게 사세요'라고 하더라"고 말하며 손사래를 쳤다. 한 비대위원은 "고령에도 워낙 활발하게 활동을 해오셔서 피로감이 있겠지만 정치권에 아직 김 위원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평가했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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