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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글로벌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2조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들이 국제 시세보다 20% 가까이 비싸게 거래되는 등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심해지고 있어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6일 글로벌 가상화폐 데이터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세계 가상화폐들의 합산 시가총액은 2조393억 달러(약 2283조 원)로 집계됐다. 미국 뉴욕증시 시가총액 1위인 애플(2조1110억 달러)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1991억 달러 규모에 불과했던 글로벌 가상화폐 시총은 지난해 말 7719억 달러까지 늘었고, 올 들어 3개월여 만에 1조2000억 달러 넘게 급증해 2조 달러를 넘어섰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주요 가상화폐들이 줄줄이 치솟으면서 글로벌 시총 증가세를 이끌었다.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국내 거래소에서 지난달 13일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7000만 원을 넘어선 데 이어 최근 7800만 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온라인 결제기업 페이팔,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등이 암호화폐 결제를 허용하고 JP모건, 블랙록 등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잇달아 투자 의향을 밝히면서 가상화폐 시장으로 시중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국내 가상화폐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7816만 원에 거래됐다. 반면 해외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는 5만8887달러(약 6618만 원)에 거래됐다. 국내 가격이 18.1% 높은 셈이다. 이더리움, 리플, 폴카닷 등 다른 가상화폐도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해외에 비해 18~20%가량 높았다. 일부 가상화폐는 해외 가격의 2배 수준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국내외 가격 차이를 이용해 차익 거래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학생 이승규 씨(26)는 “홍콩에 본사를 둔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를 산 뒤 국내 거래소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7%가량의 시세 차익을 거뒀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치 프리미엄이 커지면서 국내 가상화폐 시장의 ‘과열 신호’라는 해석도 된다. 통상 가상화폐 업계는 5% 정도 시세 차이를 김치 프리미엄의 적정 수준으로 본다. 국내외 가상화폐 가격 차이가 5%를 넘겼을 때 해외에서 구매한 가상화폐를 국내에서 팔아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17, 2018년 가상화폐 투자 광풍이 불 때 김치 프리미엄은 50%까지 오르기도 했다. 2018년 가상화폐 가격이 연초 2500만 원대까지 치솟았다가 12월 350만 원대까지 폭락해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은 바 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가상화폐 시장은 수요가 과도하게 몰려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올라가 있는 상황”이라며 “가상화폐 가격이 떨어지면 국내 투자자들의 손해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환기자 payback@donga.com
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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