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6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각각 종로구 세종대로 인근 동화면세점과 노원구 상계백병원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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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이 큰소리치는 세상을 막아달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민주당이 정신을 차리게 해줘야 한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4·7 재·보선을 하루 앞둔 6일 여야는 ‘거짓말’ 대 ‘심판론’ 싸움을 이어갔다. 이른바 ‘미니 대선’에서 막판 한 표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절박함이 충돌했다. 후보 확정 후 지난 한 달여간 거대 양당은 미투, 부동산부터 생태탕까지 여러 이슈를 옮겨가며 뜨겁게 치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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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미투 선거
4·7 재·보선 3대 이슈.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이번 서울·부산시장 선거는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이 원인이다. 지난달 17일 열린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 기자회견이 이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좋은 냄새 난다, 킁킁”, “혼자 있어? 내가 갈까?” 박 전 시장이 이런 말을 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인권위의 직권조사 결정문 공개가 이어지면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성폭력 후계자”(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로 규정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첫 공판기일(3월 23일)이 선거일 이후(4월 13일)로 연기된 것 때문에 논란은 더 커졌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주도한 “박원순 재평가” 주장도 결과적으론 여당 후보들에 짐이 됐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앞으로 이런 발언은 자제해 주시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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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부동산 심판론
4·7 재·보선 3대 이슈.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선거판을 가장 크게 뒤흔든 건 부동산 이슈였다. 지난달 2일 참여연대 기자회견으로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 투기 의혹이 삽시간에 ‘정국 블랙홀’로 커졌다. 정부가 부랴부랴 합동조사에 착수했지만 지난달 11일 “20명의 투기 의심자가 발견됐다”(정세균 국무총리)는 1차 결과 발표는 민심을 더 들끓게 만들었다.
3월 말 연이어 터진 김상조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전·월세 내로남불' 사건은 성난 민심에 기름을 들이부은 격이었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악재의 연속”이라며 “유권자 입장에선 두 사람의 해명조차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낙연·김태년 민주당 상임 선대위원장이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연달아 부동산 사죄를 하며 지지율 회복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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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생태탕과 엘시티
4·7 재·보선 3대 이슈.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막판 선거전은 민주당의 네거티브가 주도했다. 오세훈 후보의 서울 내곡동 땅 투기 의혹·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부산 엘시티 특혜 분양 논란을 두고 진흙탕 싸움이 이어졌다. 특히 오 후보가 땅 측량 현장에 동행하고, 인근 생태탕 집에 갔느냐를 놓고 벌어진 ‘생태탕 공방’은 지난 5일 해당 식당 주인 아들이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취소하는 해프닝으로 비화했다.
“생태탕 집 사장들이 들고일어날 일”(정청래 민주당 의원), “생떼탕 끓이려 안간힘을 쓴다.”(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여야 의원의 설전 수준을 넘어 고소·고발전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은 오 후보를 두 차례에 걸쳐 검찰에 고발했다. 그에게 유리한 발언을 한 전직 서울시 주택국장도 고발 대상에 포함했다. 국민의힘은 천준호·고민정 민주당 의원, 조국 전 법무부장관 등을 맞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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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미워도 다시 한번?
4·7 재·보선 유권자 수는 1216만 1600명으로 전국 단위 선거였던 지난 총선 유권자 수(4399만명)의 27.6%에 육박한다. 서울시민 843만여명, 부산시민 294만여명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특히 ‘콘크리트 친여(親與)’로 분류되는 40대 유권자들이 얼마나 투표에 참가할지, 실제 투표에서 이들이 어떤 표심을 드러낼지에 관심을 갖는다.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왼쪽)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4·7재보궐 선거를 하루 앞둔 6일 부산진구 송상현동상,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아 유세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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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독재·반독재로 편을 가르는 여권의 프레임에 40대가 피로감을 느끼기 때문에 (여당에 대한 이들의)지지세가 꺾일 여지도 없지 않고, ‘그래도 국민의힘은 안 된다’는 쪽으로 표의 응집이 나타날수도 있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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