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경제 성공 비결은 개방과 혁신
'잘 사는 나라' 스위스의 성공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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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 스위스 메이드(Swiss Made) / R. 제임스 브라이딩 지음 / 안종희 옮김 / 에피파니 펴냄 / 2만7000원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소재지, 유럽을 대표하는 영세중립국, 알프스로 대표되는 수려한 관광자원.
서울시민보다 인구(약 870만)가 적은 스위스에 따라붙는 수식어는 차고 넘친다.
그렇지만 한국에선 유독 스위스의 경제와 산업에 대해 널리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네슬레, 노바티스, UBS, 스와치 등 이름만 들어도 머릿속이 번뜩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스위스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들의 저력은 충분히 실감할 수 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쟁쟁한 유럽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아 어느덧 '스위스 메이드(Swiss made)'라는 독보적 아이콘의 상징이 된 스위스 경제 발전의 비결은 무엇일까.
세계 최대 식품기업 중 하나인 '네슬레(Nestle)'는 경작이 어려운 산악지대 중심의 스위스에서 중세시대부터 발전한 낙농업을 기반으로 발전해왔다.
네슬레의 창업자인 하인리히 네슬레(Heinrich Nestle)는 19세기초 정치적 박해를 피해 독일을 떠나 스위스에 정착한 이민자였다.
비단 네슬레 뿐만 아니다.
전 세계에서 매일 10억명 이상을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쉼없이 실어나르는 쉰들러(Schindler)는 "피라미가 성공하려면 뛰어나고, 남과는 다르고 더 빨라야 한다"는 생존 철학을 품고 있다.
롤렉스, 파텍 필립, IWC 등 세계적인 명품 시계 브랜드들은 유럽의 숙련 엔지니어 분야의 축소판이자 스위스를 대표하는 산업군 중 하나다. 20세기 중반에 시계 전면에 새겨진 '스위스 메이드'라는 단어는 고급 시계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대명사였다.
이 책은 스위스 성공의 밑거름이 된 기업과 이를 일궈낸 기업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스위스의 좁은 영토와 험준한 산악지대는 초기 기업들이 세계 곳곳의 수출 시장에 뛰어들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지형적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고도로 발전된 도시공학 기술은 미국 뉴욕과 뉴저지를 잇는 조지워싱턴교 건설에 활용된 것이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세계경쟁력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특허권수가 가장 많은 나라가 스위스다. 오늘날에도 스위스가 글로벌 기업들에 매력적인 선택지라는 점은 부인할 수가 없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이자 유튜브, 안드로이드, 알파고 등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구글이 취리히에 최대 규모의 해외 기술센터를 설립한 것은 스위스의 '성공방정식'이 현재도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저자는 "어떤 성공 행태나 모델의 패턴도 영구적으로 변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고립된 산악지형에서 시작된 스위스의 태생적 배경이 실패를 성공으로도 바꿀 수 있는 능력까지 이끌게 됐다는 얘기다.
정부가 기업의 설립뿐만 아니라 퇴출에도 덜 간섭하고,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이민자가 차지할 만큼의 개방성을 다른 국가들이 그대로 모방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스위스의 성공은 다른 국가에 비춰볼 때 단지 하나의 모델 혹은 사례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과거 알프스에 '갇혔던' 스위스가 현재처럼 알프스를 '품은' 스위스가 될 수 있었던 과정에 대해서는 숙고해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새겨야 한다.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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