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29달러(3.9%) 급등한 배럴당 61.45달러에 마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석유장관 회의에서 이날 참가국들은 세계 경기 회복을 고려해 오는 5~7월 감산을 점차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압둘 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참가국들은 5월 35만 배럴, 6월 35만 배럴, 7월 44만1천 배럴씩 하루 감산량을 완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우디가 지난 1월부터 실시해 온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인 자체 감산을 5월 25만 배럴, 6월 35만 배럴, 7월 40만 배럴 등 단계적으로 철회하겠다고 설명했다. 결국, 오는 7월 말에 자발적인 감축을 중단하겠다는 의미다.
팬데믹 여파가 여전히 원유 수요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며 현 생산량 유지에 힘써온 사우디와 올해 들어 꾸준히 원유 생산량을 늘려온 러시아가 합의에 이르렀다.
OPEC+는 가격을 끌어올리고, 과잉공급을 줄이기 위해 하루 700만 배럴 수준의 감산을 시행하고 있었다. 사우디는 여기에 자발적으로 하루 100만 배럴을 감산해왔다.
회의 시작부터 감산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던 만큼, 시장은 단계적인 감산을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였다.
더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분석가는 "OPEC+가 얘기한 증산 규모는 매우 완만하기 때문에 늘어나더라도 시장은 여전히 타이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벨라데라 에너지의 매니쉬 라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결정은 수요 불확실성 속에서 위험한 움직임으로 보인다"면서도 "시장은 그런데도 7월까지 뚜렷한 경로가 있다는 데 환호했고, 합의로 인해 지난해 12월부터 있어온 월별 생산량 조정이라는 불확실성이 사라졌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우드 매킨지의 앤-루이스 히틀 부대표는 "OPEC+ 결정은 유가를 지지하면서도 석유 수요가 살아나면서 가파른 유가 상승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수급 균형이 타이트해지고 있는데 3분기까지 미국 석유 수요는 크게 회복될 것"이라며 "전세계 전체 원유 수요는 올해 전년 대비 하루 620만 배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스태드 에너지의 루이스 익슨 원유시장 분석가는 "수요가 늘어나 특히 6월과 7월 증산은 해롭지 않을 것이며 이런 점이 시장 반응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는 가격 급락을 야기할 패닉 상태가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동안의 감산 물량이 결국은 되돌아올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며 "시장이 소화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해 너무 빨리 나온 것은 아닌지가 이제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전세계 활동이 되살아나는 만큼 증산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며 "OPEC+는 전반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에서 격리 조체 해제가 수요를 늘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전세계 시장에서 원유가 계속 모자랄 것"이라고 예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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