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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샤워하다말고 감옥으로 끌려갔다"...지금 미얀마는 '생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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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미얀마 거리에서 군경에 의해 체포된 시민.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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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은 속옷 차림으로 감옥에 끌려왔어요. 집에서 샤워하다가 갑자기 잡혀 온 거예요."

21일 동안 미얀마 감옥에 구금돼 있던 A씨의 말입니다. A씨는 지난 3일 양곤 시위에 참여 후 양곤 인세인(insein) 감옥에서 지냈습니다. 그는 화상 인터뷰를 통해 감옥 내 참상을 전했는데요. "샤워하다 끌려온 여성, 집에 머물고 있던 70세 노인도 감옥으로 끌려왔다"고 전했습니다. 미얀마 군부가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구금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발로 얼굴 차...2차 세계대전 때 사용하던 총기도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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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 21일동안 구금된 후 석방된 A씨. 〈사진=인터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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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감옥 내에서 이뤄진 가혹 행위도 전했습니다. 그는 "군인들이 발로 시민들의 얼굴, 머리를 마구 찼고, 일부 구금자들은 치아와 뼈가 부러졌다"고 했죠. "아무런 의학적인 도움은 받을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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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집 앞에서 군인들이 시민들을 체포해가고 있는 모습. 〈사진=A씨 제공〉




지난 24일 풀려난 그는 집에서도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그는 "군인들이 세계 2차대전에서 사용하던 G3 총기로 시민들을 연일 위협하고 있다"며 "며칠 전 이웃집 남성은 창밖을 내다보다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다"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집에서 직접 촬영한 영상도 보내왔는데요. 해당 영상엔 군인들이 갑자기 한 버스를 멈춰 세운 후, 기사와 승객들을 모두 연행해가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감옥에선 채찍으로 때리는 고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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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에 의해 체포된 청년들 모습 〈사진=B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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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기 인세인 감옥에 구금돼 있던 청년 B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그는 "내가 지냈던 감옥에만 1000명 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했는데요. B씨는 시위 현장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청년과 같은 방에 구금돼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일반 시민들과 시위를 이끈 사람들을 나눠 구금했다"며 "군인이 시위대 리더로 여겨진 사람들을 채찍으로 때리는 등 더 가혹한 고문 행위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B씨는 석방되기 전, 한 문서에 서명했다고 합니다. 그는 "시간이 없어 제대로 읽진 못했지만, '다시는 시위에 나가지 않겠다'라고 적힌 문서로 추정된다"며 "그 문서에 사인을 한 사람만 풀려날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7살 어린 아이도 군부에 희생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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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에 의해 희생된 7살 아이의 장례식.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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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의 가혹 행위는 감옥 밖에서도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얀마 중부지역에서 시위 이끌던 C씨는 "머리에 총을 맞아 뇌가 흘러나오는 시신을 목격했다"며 "어린 시절 친구도 곧이어 시신으로 병원에 실려 왔다"고 했습니다. 그는 "친구의 딸이 시신을 확인한 후에야 나도 친구가 죽었다는 걸 믿게 됐다"고 했죠. "군부가 학생과 7살 어린이들도 살해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성명? 우리에겐 도움 안 된다"

미얀마 청년들은 UN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향한 비판도 쏟아냈는데요. A씨는 "국제사회가 발표하는 성명은 단순한 문서(paper work)에 불과하다"며 "성명은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를 걱정한다는 소리도 이제 그만하라"며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는데, 당신들의 걱정은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C씨도 "경제제재는 군부에게 타격을 주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경제제재를 하더라도 타격을 받지 않는다"며 "군부는 천연자원으로 돈을 벌고, 중국과 러시아의 도움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성명 발표가 아닌 실질적인 행동을 하길 바란다"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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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청년이 한국사람들에게 전해온 메시지. 〈사진=C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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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수 십명이 목숨을 잃는 상황 속에서도 미얀마 청년들은 한국을 향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는데요. 한 청년은 한국말로 작성한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그 메시지엔 아래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모래 폭풍(황사)으로부터 건강하길 바란다."

김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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