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 국립외교원 원장 저서에 외교부 공식 입장 밝혀
"학자로서의 소신이자 분석일 뿐"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30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출간한 책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창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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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외교부 산하인 국입외교원의 김준형 원장이 자신의 저서에서 한미동맹을 ‘가스라이팅’(gaslighting)으로 비유한 것에 대해 외교부는 “학자로서의 개인적인 소신과 분석을 담은 글”이라며 정부의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외교부 차관급 인사가 한미동맹을 부정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펴면서 파장이 커지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30일 “한미동맹에 대한 우리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며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자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이어 “우리 정부는 지난 70년간의 한미동맹의 성과를 더욱 공고히 하고, 안보는 물론, 경제, 사회, 문화를 아우르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지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 역시 외교부를 통해 “해당 저서에 기술된 일부 용어가 현재의 한미관계를 규정한다는 것은 전혀 아니며, 문재인 정부와 바이든 정부에서의 한미관계는 어느 때보다 굳건하고 호혜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해당 저서는 어떠한 정치적인 의도도 없으며, 국제정치와 한미관계를 평생 전공한 학자로서의 개인적인 소신과 분석을 담은 글”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29일 발간된 김 원장의 저서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에는 “한미관계가 가스라이팅과 유사”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가스라이팅이란 상대방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해 판단력을 잃게 하고 상대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뜻하는 심리한 용어다. 주로 데이트 폭력을 설명할 때 많이 사용된다.
김 원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이 의도적으로 치밀하게 한국을 압도하고 허수아비로 만든 것은 아니지만 우리 스스로도 알게 모르게 미국에 압도당한 부분이 있다”며 “실제 진보 정부 시절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이 압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책에서는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하는 문구도 있었다. 현재의 한미동맹은 북측에 대한 군사적 억지력에 바탕을 두기 때문에 “한미동맹의 유연화, 더 나아가 미군철수는 한반도평화체제의 구축과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 발언에 대해 “한미군사동맹은 약화되고 평화가 찾아온다면, 그 평화가 억지를 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직 외교원장 신분으로 이같은 입장을 책으로 저술한 것에 대해 “고민은 있었지만 외교원은 외교관을 교육하고 연구하는 기관이지 정책적 결정을 하는 실무라인은 아니다”며 “정치적이기보단 전문가의 눈으로 분석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립외교원은 외교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전문 교육기관이자 대표적인 외교안보 싱크탱크다. 외교원장 역시 차관급 대우를 받는 공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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