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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학살·공습' 미얀마 내전 위기…태국·인도는 난민 거부 논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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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명이상 사망·20년만의 공습·소수민족 1만명 난민 국경 넘거나 밀림 대피

태국, 난민 되돌려보내고 인도 지방정부는 음식·피신처 제공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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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곤 시내에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가 불타는 모습. 2021.3.29
[페이스북 캡처/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뉴델리=연합뉴스) 김남권 김영현 특파원 = 미얀마 군경에 의한 시위대 '학살'이 발생하고, 소수민족 무장 조직에 대한 공습 및 대규모 난민 사태가 잇따르면서 미얀마에서 내전 발발 위기가 커지고 있다.

30일 블룸버그 통신 및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얀마군이 지난 28일 카렌주 파푼 지역에 공습을 가한 이후 1만명 이상의 카렌족 주민들이 집을 떠나 피신했다.

이 중 3천 명 가량은 국경을 넘어 인근 태국 지역으로 갔고, 8천명 가량은 파푼의 숲속으로 피신한 상태라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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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민족 무장단체인 카렌민족연합(KNU)도 지난 주말 미얀마군의 공습을 피해 약 1만명의 주민이 안전지대로 대피했다고 전날 밝혔다.

카렌족 인권운동가에 따르면 이번 공습은 약 20년만에 처음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KNU가 지난 27일 '미얀마군의 날' 미얀마군 초소를 급습하자, 미얀마군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전투기를 동원해 공습했다.

이런 가운데 군경 유혈진압으로 27일 하루에만 사망자가 최소 114명이나 발생하는 등 군부 쿠데타 이후 전체 사망자 수가 500명을 넘어섰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전날 현재 총격 등 군경 폭력으로 사망한 이의 수는 510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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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곤에서 군경의 총탄에 맞은 시위 참여자를 동료들이 옮기는모습 2021.3.29
[AFP=연합뉴스]



반(反)쿠데타 거리 시위를 주도하는 민족 총파업위원회(GCSN)는 전날 소수민족 무장 단체들에 군부의 억압에 항거하는 이들을 도와달라는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카렌민족연합(KNU)과 카친독립구(KIA)의 정치조직인 카친독립기구(KIO), 샨주복원협의회(RCSS) 등 16개 소수민족 무장조직에 보낸 이 서한에서 GCSN은 "소수민족 무장조직이 단결해 국민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미얀마 내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호주 그리피스 대학 동남아 정치 전문가인 리 모겐베서는 블룸버그 통신에 "대규모 시위가 내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민주진영의 임시정부격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가 임명한 사사 유엔 특사는 이미 내전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사사 특사는 지난 15일 스카이 뉴스와 인터뷰에서 시민들이 너무 절박해져 소수민족 무장 반군과 함께 군부에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결정하게 되면 전면적인 내전이 발발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주 언론 인터뷰에서는 통합정부(unity government) 구성 필요성에 주요 소수민족 무장조직이 동의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사사 특사는 몇몇 소수민족 무장조직과 2008년 군부가 제정한 헌법을 대체할 새로운 헌법을 작성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소수 민족이 자체적으로 군을 보유하도록 허용하는 연방군 창설에 대한 진전도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방군 창설이 필수적으로 됐다"면서 "우리가 4월에 만들려는 정부는 '국민통합정부'로 불릴 것이며, 그래서 우리는 최대한 폭을 넓게 가져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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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여성기구 제공/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금지]



한편 태국과 인도가 미얀마 난민을 거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에 본부를 두고 미얀마의 인권·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활동해온 인권단체 '버마 캠페인 UK'의 마크 파마너는 수천 명의 카렌족이 미얀마로 되돌아가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른 인권단체는 미얀마로 되돌려보내진 카렌족 주민은 2천9명 정도라고 밝혔다. 미얀마군 공습을 피해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피신한 카렌족 난민 3천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렌족 주민이 찍은 영상에는 태국 군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카렌족 주민들이 배에 타는 장면이 있고, 한 주민은 "태국 군인들이 카렌족 주민들에게 (미얀마로) 돌아가라고 말하고 있다. 노인들은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담겨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매홍손주 주지사는 이들이 미얀마로 강제로 돌려보내지지 않았으며, 국경 부근에 머물고 있다고 반박했다.

태국 외교부 대변인도 카렌족 난민이 미얀마로 되돌려보내졌다는 보도는 부정확하다고 주장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앞서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미얀마 국내 문제로 놔두라. 우리는 우리 영토로의 대규모 탈출사태를 원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인권도 준수한다"며 대규모 난민 발생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얀마와 인접한 인도 마니푸르주는 난민 유입을 막고 식량 제공 등을 중단하라고 지역 관리자들에게 명령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마니푸르주 내무 담당 특별 차관인 M. 기안 프라카시는 국경 지역 5개 지구 책임자에게 보낸 공문에서 "(미얀마인) 중상자는 치료해줄 수 있지만 음식과 피신처 제공을 위해서는 캠프를 열지 말라"며 국경을 넘어오려는 이들은 정중하게 돌려보내라고 지시했다.

현재 마니푸르, 미조람 등 미얀마와 국경을 맞댄 인도 동북부 지역에는 쿠데타 발생 후 1천명 이상의 미얀마 난민이 넘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는 이달 초 이들 난민 중 일부를 송환하기도 했다.

현재 인도는 미국 등 서구와 달리 미얀마 쿠데타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난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 등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인다. 미얀마, 남아시아 등으로 확대되는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기 위해 최근 주변국과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어서다.

또 인도는 난민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라 국제법상으로는 난민 보호에 대한 의무가 없는 상태다.

south@yna.co.kr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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