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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의 별들이 떨어진다"...'헬로키티' 안고 저 세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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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희생된 114명 중, 어린이 최소 10명

"11살 소년,

11살 소녀,

13살 소년 2명,

13살 소녀,

16살 소년 3명,

17살 소년 2명이 총에 맞아 죽었다"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 현지시간 28일)

'하나... 둘... 셋...'. 수를 더해 내려가다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모두 10명입니다. 지난 토요일(27일) 미얀마에선 하루 11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미얀마 쿠데타 이후 사상자 수가 가장 많았습니다. 그 중 10명이 만 18살 미만의 어린이로 확인됐습니다. 현지 언론은 "지금까지 적어도 35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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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입고 겁에 질린 채 누워있는 아기. 현지시간 27일 하루 최소 10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 〈사진=트위터 캡처〉




특히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서 "우리 아들이 죽었다"며 오열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하루 뒤 13살 소년의 장례식이 열렸습니다. 추모객들은 세 손가락 경례를 함께하며 민주화운동 승리를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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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부둥켜안고 울고 있는 남성의 모습. 아래는 28일 열린 아들의 장례식.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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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키티를 좋아하던 11살 소녀도 눈을 감았습니다. 흰 종이에 직접 그린 헬로헬로키티를 가슴에 안고 잠든 모습에 가족들은 눈물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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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숨진 11살 소녀의 장례 모습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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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가장 어린 사망자는 7살짜리 여자아이입니다. 지난 23일 만달레이 자신이 집에서 아버지 무릎에 앉아 있다가 배에 총을 맞았습니다. 이번 주말에 더 어린 5살 아이가 총에 맞았다는 소식이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지고 있는데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BBC는 유혈 진압에 희생된 아이들을 '떨어진 별들'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이대로라면 목숨을 잃는 아이들의 수는 끝없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아이가 이미 군부의 폭행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한 살짜리 아기는 집 앞에서 놀다 고무총에 맞았고, 아직 두 돌이 안 된 아기는 귀에 총상을 입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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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짜리 아기들이 눈에 고무총을 맞고(좌) 귀에 총상(우)을 입었다.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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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부모를 잃고 홀로 남겨진 아이들도 있습니다. 목숨은 겨우 구했지만, 살 집도 부모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현지언론은 군부의 방화 공격에 미얀마 만달레이 지역에서만 70여 가족, 300명이 집을 잃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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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달레이 한 마을에서 군부의 방화로 갈 곳을 잃은 어린아이들. 한 소녀가 자신보다 더 작은 아기를 안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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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때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방법은 시위에 나오지 말라는 공포 심리전이다"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 PD,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군부가 '심리전'의 승리를 위해 아이들의 목숨을 빼앗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국제사회는 지금까지 여러 성명을 통해 미얀마 군부를 규탄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야말로 선언에 그쳤습니다. 이젠 유엔군을 투입하거나 긴급 정상회의를 여는 등 실질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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