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서 총격도…누적 희생 459명
바이든 "끔찍하다"…국경엔 난민 행렬
27일(현지시간) 미얀마 미치나에서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총을 겨누고 있다.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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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27일 오후 9시쯤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 거주하는 아이 코(40)는 폐타이어에 붙은 불을 진화하기 위해 나섰다 총에 맞았다. 폐타이어 더미는 군경이 마을 안까지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쌓아둔 것이었다. 미얀마 군경은 총에 맞은 코를 집단 폭행했고, 이후 산 채로 불타는 폐타이어 위에 내던졌다.
한 주민은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와의 인터뷰에서 “불길 속에서 그가 ‘살려달라’고 외치며 어머니를 불렀다”고 전했다. 하지만 진압병력의 사격이 계속되면서 주민들은 그를 구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 남성은 마을 자경단원 소속으로 평소 코코넛 스낵과 음료수를 팔아 4명의 자녀를 돌보던 가장이었다고 이웃들은 전했다.
28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군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발생한 거리에 시위대의 피 묻은 헬멧이 뒹굴고 있다.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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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통신은 28일 수도 양곤 인근의 바고 마을 장례식장에 군경의 총탄이 날아들었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여했다 목숨을 잃은 20세 대학생 테 마웅마웅의 장례가 치러지던 와중이었다. 한 참석자는 “고인을 위한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군이 도착했고, 곧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중부 사가잉주(州)에선 시위대를 치료하던 20세 간호사도 총에 맞아 숨졌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주말 대규모 유혈사태가 빚어지며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군경에 의해 사망한 시민은 최소 459명으로 늘었다. 이 중 어린이도 35명에 달한다.
미얀마 시위대 사망자 수(추정).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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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상을 접한 국제 사회의 규탄과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군경의 폭주를 제어할 실질적인 개입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27일 성명을 통해 “규탄과 우려의 말들은 솔직히 미얀마 국민에게는 공허할 뿐”이라며 “긴급 국제 정상회담을 열고, 원유와 가스 등 수입원을 군부에서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28일 자택이 있는 미국 델라웨어주에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미얀마 사태와 관련 “너무나 충격적”이라며 “그간 보고를 토대로 볼 때 끔찍하게도 많은 사람이 아무런 이유 없이 살해됐다”고 말했다.
27일(현지시간)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이 수도 네피도에서 ‘미얀마군의 날’ 기념식 뒤 호화 파티를 열고 있다.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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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얀마 군부는 아랑곳하지 않는 표정이다. BBC에 따르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 미얀마 군부 주요 인사들은 시민 114명이 숨진 지난 27일 ‘미얀마군의 날’을 맞아 호화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기념식에는 러시아와 중국,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베트남, 라오스, 태국 대표가 참석했다.
한편 미얀마 민주세력과 연대 움직임을 보이는 소수민족 반군은 군부를 향한 무장투장에 나서고 있다. 29일 미얀마 나우는 지역 주민들을 인용해 북부 카친주 반군인 카친독립군(KIA)이 전날 경찰 부대 4곳을 급습해 경찰 최소 2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경찰 두 명만이 도주하고, 나머지는 몰살됐다. 지휘관 역시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미얀마 카렌주 데부노 마을 주민들이 미얀마 군대의 공습을 피해 대피하고 있다. 이 단체에 따르면 미얀마 군용기가 27일 밤 카렌주의 한 마을을 덮쳐 최소 2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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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국경지대에는 미얀마를 탈출하려는 난민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29일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미얀마에서 난민이 쏟아져 들어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 PBS은 27일 이후 3000명이 미얀마 접경인 매홍손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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