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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내전으로 치닫나…소수민족 충돌 이어져 수천명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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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미얀마 북부 카렌주의 주민들이 미얀마군의 공습을 피해 숲으로 대피한 모습. 미얀마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대대적인 공습을 퍼부었고 수천명이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대피하기도 했다./제공=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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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 약 2개월이 돼가는 미얀마 상황이 군과 소수민족 무장단체의 충돌로 사실상 내전 국면에 접어들었다. 가장 많은 시민들이 사망한 지난 27일엔 쿠데타 주범인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이 호화파티를 즐겼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민심은 더욱 격앙하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미얀마군의 날’인 27일 전역에서 시민 114명이 군경 총탄에 희생되는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현지매체 미얀마나우와 이라와디 등은 28일에도 만달레이에서 총격에 부상을 당한 시민이 군부에 의해 불타 숨지는 등 인명피해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 집계에 따르면 군부 쿠데타 이후 군경 총격에 의해 숨진 것으로 확인된 민간인은 최소 459명으로 알려졌다.

민간인에 대한 군부 만행에도 쿠데타와 독재를 규탄하는 시민들의 저항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소수민족 무장반군도 시민들의 반(反) 쿠데타 운동을 지지하며 민주진영과의 연대 무장투쟁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미얀마군과 가장 치열하게 맞서고 있는 조직은 북부 카친주(州)를 주 근거지로 하고 있는 카친족 무장단체인 카친독립군(KIA)이다. 29일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KIA는 전날 파칸의 군부 휘하 경찰 부대 4곳을 동시에 급습해 무기를 탈취했다. 카친주뿐만 아니라 KIA의 통제 하에 있는 중북부 샨주에서도 미얀마군과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카친독립군은 성명을 통해 군부 독재에 대항해 시민들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밝히며 “군부는 미얀마 평화 시위대에 대한 유혈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카친족뿐만 아니라 쿠데타 이후 시위대 호위를 자청하고 나선 카렌족 무장단체도 가세하고 있다. 카렌민족연합(KNU) 역시 태국 국경지대에 위치한 군기지를 공격해 무기를 탈취했다. 미얀마군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KNU 통제 하에 있는 지역을 전투기로 공습했다. 미얀마나우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이 공습으로 3000명 넘는 주민들이 태국과 숲으로 대피했다고 보도했다. 공습 당시 인터넷과 전화 등 통신서비스가 차단돼 정확한 피해 상황 파악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까지 살해하는 등 미얀마 군경의 만행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최근 일주일간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미얀마군은 10여차례 충돌했고 교전 지역도 점차 확대되는 모양새다.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미얀마군과 본격적으로 맞서기 시작한 것은 민주진영의 임시정부 역할을 하고 있는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와의 연대 논의가 본격화하면서부터다. CRPH는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을 테러집단·반군 리스트에서 해제하며 연방민주주의와 연방군 설립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사실상 내전이 시작됐지만 국제 사회는 이렇다할 실효성 있는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한국·호주 등 12개국 합참의장이 공동성명을 통해 군부를 규탄하고 나섰지만 군부에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러시아·중국 등은 묵인하고 있다.

러시아는 오히려 흘라잉 총사령관을 만나 군사협력 확대안을 확정했고 중국 역시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 자리에서 유엔 차원의 본격 개입을 반대하고 있다. 미얀마에서 내전이 발발하더라도 상대적으로 화력이 열악한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시민들이 더 크게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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