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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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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소아 근시는 6개월, 노안은 2~3년마다 렌즈 교체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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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보호하는 안경 착용법

안경이 대중화된 건 15세기 인쇄술의 발달로 수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면서부터다. 삶의 유한함을 뜻하는 라틴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주제로 한 예술 작품에서 안경은 단순한 시력 보조 도구를 넘어 인간이 남긴 지적 성취의 은유로 활용되곤 한다. 실제로 선명한 시야는 뇌가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적·질적 수준을 높여준다. 감각 기능을 잘 유지해야 인지 기능이 발달하고 치매 같은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안경은 시력을 교정해 선명한 시야를 도울 뿐만 아니라 자외선과 미세먼지 등 외부 환경으로부터 눈을 보호해 주는 유용한 도구이기도 하다. 눈 건강을 지켜주는 올바른 안경 착용법 6가지를 서울성모병원 안과 박신혜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중앙일보

안경 착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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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아 약시는 제때 써야 시력 정상 발달

아이들은 만 6~7세 이전에 시력이 완성된다. 이때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정상적인 시력 발달에 꼭 필요한 경우가 있다. 소아 약시나 근시 등의 질환이 있는 아이들이다. 안경은 근시·원시·난시 같은 굴절 이상을 교정해 사물을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돕는다. 굴절 이상이 심한데도 제때 안경을 착용하지 않아 시력이 향상할 시기를 놓쳐버리면 이후에는 교정해도 시력이 회복되지 않는다. 따라서 만 3~4세 전후로 안과 검진을 받고 아이의 눈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안경 착용이 곧 치료가 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소아 사시 중 원시와 동반하는 사시는 안경만 써도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눈의 굴절력이 바뀌고, 동시에 근시·원시도 진행하므로 6개월에 한 번 검진을 받으면서 필요한 경우 눈 상태에 맞는 렌즈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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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성인은 필요할 때만 써도 별문제 없어

성인은 선명하게 잘 보기 위해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므로 취향에 따라 TV 시청이나 컴퓨터 작업 등 필요할 때만 안경을 써도 된다. 이렇게 해도 눈 건강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다만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하면 눈의 피로감이 약간 증가할 수 있다. 안경을 벗으면 눈은 홍채와 모양체를 조절하며 초점을 맞추려고 하기 때문이다. 지속해서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눈의 피로감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된다. 어린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안경을 필요할 때만 착용한다고 해서 근시·난시가 심해지는 것은 아니다. 굴절 이상이 심해지는 것은 안구가 성장하기 때문인 만큼 안경 착용 습관과는 상관이 없다. 단, 시력이 향상하는 시기인 만 6~7세 전에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시력 발달을 위해 안경을 꾸준히 쓰는 것이 중요하다.

3 자외선 막으려 쓰면 백내장 예방 도와

백내장·황반변성 같은 눈 질환은 평생 자외선에 노출된 정도가 발생률에 영향을 미친다. 또 강한 자외선은 각막 화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해수욕장이나 스키장처럼 햇빛 반사가 심한 곳에서 선글라스·고글 등을 착용하라고 권하는 이유다. 해수욕장·스키장이 아니어도 자외선이 강한 날에 야외 활동을 해야 할 때나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면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 코팅은 렌즈의 색상하고는 관련이 없다. 자외선 차단 기능이 떨어지고 색만 짙은 렌즈를 끼면 시야가 어두워지기 때문에 동공이 커진다. 이 때문에 더 많은 자외선이 눈으로 들어가 눈 세포를 손상할 수 있다. 안경원에서는 자외선 투과율을 점검해볼 수 있다. 자외선 투과율이 20% 이상이면 자외선 차단 기능이 거의 없는 것과 같으므로 렌즈를 교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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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미세먼지 심한 날엔 콘택트렌즈 대용

평소 콘택트렌즈를 착용해 시력을 교정했어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거나 황사가 심한 날엔 되도록 안경을 착용하는 게 낫다. 이런 날에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안구건조증이 심해지거나 각막염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미세먼지 등이 콘택트렌즈 표면에 달라붙어 눈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때 눈을 비비면 각막 상피세포에 상처가 날 수 있다. 콘택트렌즈와 눈 사이에 이물질이 끼게 되면 각종 염증을 일으킨다. 미세 입자들이 눈물의 지방 물질을 내보내는 부위(마이봄샘)의 기능을 떨어뜨려 눈물이 충분히 분비되지 못하고 안구건조증이 심해지기도 쉽다. 눈물에는 항균 물질이 있어 안구 표면의 미세먼지를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 미세먼지 등이 심한 날엔 인공눈물을 챙겨서 눈이 가렵거나 따가울 때 사용해 이물질을 씻어내는 것이 도움된다.



5 노안 진행 속도에 맞는 도수 골라 써야

먼 거리에 있는 사물을 볼 때는 수정체가 이완하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물을 볼 때는 수정체가 수축한다. 노안은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와 주변 근육의 탄력성이 저하돼 초점을 맞추는 조절력이 떨어지면서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노화 탓에 조절력이 떨어지면 초점 전환이 어려워지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물을 선명하게 보는 것이 힘들어진다. 먼 곳을 보다가 가까운 곳으로 시선을 옮기거나, 반대일 경우에 초점을 맞추기가 힘들다. 노안이 오면 독서 같은 근거리 작업을 했을 때 쉽게 피로해지거나 졸리는 등의 불편한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럴 땐 시력과 조절력의 정도에 따라 세밀하게 교정해 주는 돋보기, 이중초점 렌즈, 누진 다초점 렌즈 등을 사용해 증상을 완화해 줄 수 있다. 노안 교정을 위한 안경을 착용한다고 해서 노안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돋보기 등을 사용하는 시기는 굴절 이상의 정도나 직업·습관 등에 따라 환자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노안 교정을 위한 안경은 2~3년 간격으로 새로 맞춰야 한다. 노안이 진행되는 만큼 도수를 다시 조정해 렌즈를 교체해 줘야 하므로 굳이 값비싼 렌즈를 구입할 필요는 없다.

6 중성세제 푼 미온수에 살랑살랑 세척

안경에 잔 흠이 많이 생기거나 코팅이 벗겨지면 시력 교정 효과나 자외선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 뒤틀리거나 흠집이 생겨 변형된 렌즈는 굴곡이 생겨 초점을 흐리게 하고 빛 번짐까지 일으킬 수 있다. 렌즈를 닦을 때는 알코올 솜보다는 안경 천을 사용해야 코팅에 손상이 가지 않는다. 안경을 세척할 땐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고 가볍게 흔들어 씻어내는 게 좋다. 물기는 반드시 닦아주고 상온에서 완전히 건조해야 한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렌즈 표면에 얼룩이 남거나 녹슬 수 있다. 안경은 열에 약하다. 뜨거운 물에서 안경을 세척하면 렌즈의 코팅이 손상되거나 안경테가 휘어질 수 있다. 반신욕을 할 때나 사우나·찜질방에서도 안경을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날이 더울 땐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차 안에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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