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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지난 26일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국민연금기금 목표비중 유지규칙(리밸런싱) 검토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위원들 간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하자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한 달 동안 더 파는 거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올해 들어 지난 26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15조원 정도 순매도하며 국내 주식 비중을 19%대로 떨어뜨린 것으로 추정돼 주가가 현 수준을 유지하면 추가 매도 규모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현재 국내 주식 비중은 19%대 초중반까지 내려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21.2%까지 치솟았지만 15조원 가까이 순매도한 데다 연금 규모가 매달 평균 5조원씩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목표 비중은 16.8%다. ±5%포인트 한도 안에서 비중 조절이 가능해 21.8%까지 국내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 19%대까지 국내 주식 비중이 내려갔기 때문에 추가 매도는 안 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그런데 문제는 ±2%포인트인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 한도를 넘나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지난 26일 기금위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작년부터 있었던 변동성 때문에 (SAA) 한도를 이탈하거나 한도에 걸쳐 있는 상황에서 조정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즉,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 주식 비중은 21.8%를 넘지 못하고 SAA 허용 범위인 18.8%도 초과할 수 없다. 주가가 올라 SAA 허용 범위를 벗어나 국내 주식 비중이 18.8%를 넘게 되면 국민연금은 이 비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기계적 매도에 나선다. SAA 허용 범위를 3.0~3.5%포인트로 확대하면 국민연금은 19.8~20.3% 국내 주식 보유가 가능해 현재 상태에서 추가 매도를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SAA 허용 범위 확대에 대해서는 다음달 열리는 기금위에서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따라서 주가가 현 상태로 유지되면서 SAA 한도 이탈이 지속되면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을 계속 내다 팔 수밖에 없다. 주가가 올라도 SAA 한도 이탈이 심화되기 때문에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을 순매도해야 한다.
하지만 주가가 더 오르지 않거나 하락하는 상황에서 연금 운용 규모가 늘어나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자동적으로 떨어진다. SAA 한도 이탈도 개선된다는 의미다. 이 경우 국민연금의 추가 매도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결국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국민연금의 순매수 복귀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자(5조2000억원), LG화학(1조900억원), SK하이닉스(9600억원) 등 국민연금이 올해 집중 매도한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수급 개선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제4차 기금위 개최를 앞두고 국내 주식 SAA 허용 범위를 ±2%포인트로 정한 2010년 11월 기금위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민연금 산하 실무평가위원회에 따르면 SAA 허용 범위를 전술적자산배분(TAA) 허용 범위보다 넓게 설정하면 기금위에서 결정한 자산배분 목표 비중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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