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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EU 이어 영국에도 보복 제재…버버리·컨버스·뉴발란스 늘어나는 불매운동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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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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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인사·기관 제재 조치에 관한 중국 외교부 성명.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쳐


중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이유로 자국 관리와 단체를 제재한 영국에 대해 ‘보복성 제재’를 가했다. 중국은 앞서 같은 이유로 유럽연합(EU)이 가한 제재에 대해서도 유럽 측 인사와 단체를 제재하는 것으로 맞불을 놨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 영국, EU가 중국에 대한 동시다발적 제재를 가한 후 중국 내에서는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이유로 신장산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외국 기업들에 대한 비난과 불매운동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6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며칠 전 영국이 이른바 신장 인권 문제라는 거짓 정보에 근거해 중국의 개인과 단체에 대한 제재를 가했다”며 영국 측 인사 9명과 기관 4곳을 제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에 오른 영국 측 인사는 톰 투겐다트 하원 외교위원장과 이언 덩컨 스미스 하원의원 등이다. 제재 대상 기관으로는 보수당 인권위원회와 중국연구그룹 등의 이름이 올랐다. 중국은 이들 기간과 개인에 대해 이날부터 본인과 직계 가족이 홍콩·마카오를 포함해 중국에 입국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과 관련된 중국 내 자산을 동결하며, 중국 국민이나 기관이 이들과 거래하는 것도 금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2일(현지시간) 영국이 미국, 캐나다, EU와 함께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과 관련 있는 중국 측 인사와 단체를 제재한 것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중국은 가장 먼저 자국 인사들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한 EU에 대해서는 같은 날 곧바로 유럽의회와 EU 이사회 정치안전위원회를 비롯한 유럽 측 인사와 기관을 제재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지키려는 중국의 결심은 확보부동하다. 영국 측에 잘못된 길을 가지 않을 것을 경고한다”며 “중국은 추가 조치를 할 권리를 남겨두고 있으며, 더욱 단호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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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신장에서의 강제 노동 의혹을 부인하며 과거 미국 면화 농장에서 일하던 흑인 노예들의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 제공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 서방국가들의 갈등은 관련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중국 기업 텐센트가 자사 모바일 게임에서 영국 기업 버버리와 협업해 만든 케릭터 의상을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번 조치가 버버리 측이 인권 탄압과 강제 노동 의혹이 있는 신장산 면화 등의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과 관련 있다는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SCMP는 또 지난해 신장산 면화를 공급받지 않는다고 밝힌 패션브랜드 H&M을 시작으로 나이키, 뉴발란스, 아디다스, 컨버스 등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대상 명단에 오르는 기업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중국 네티즌들은 최근 나이키 운동화를 불에 태우는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등 신장 인권 문제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나타낸 기업들에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과거 미국 면화 농장에서 일하던 흑인 노예 사진까지 들어보이며 중국 내 불매운동 움직임을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중국 일반 국민은 그들의 견해를 드러내 감정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면서 “신장에서 강제 노동이 이뤄졌다는 주장은 반중국 세력이 악의적으로 날조한 거짓말이며, 중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중국 발전을 억누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국민은 일부 외국 기업이 한편으로는 중국의 밥을 먹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의 밥 그릇을 깨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외국 기업의 중국 활동을 환영하나 악의적으로 중국을 공격하거나 중국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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