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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유럽연합(EU)은 25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에 당초 약속한 물량을 공급하기 전까지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27개 회원국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 수출에 다시 나서기 전 EU 회원국과 계약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EU는 백신 공급 부족과 느린 접종 속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지난 1월 30일부터 제약사들이 EU 내에서 생산된 코로나19 백신을 역외로 수출할 때 회원국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런 조처에도 백신 부족 문제가 이어지자 제약사들이 회원국에 백신을 충분히 전달했는지 등을 고려하도록 전날 수출승인 규정을 강화했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유럽은 지금까지 8800만회분 백신을 받았다. 선구매 물량이 26억회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모든 제약사가 계약을 준수했다면 백신접종이 훨씬 빠를 수 있었다"라면서 "아스트라제네카가 계약물량보다 적게 백신을 할당했다"라고 지적했다.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아스트라제네카뿐만 아니라 최근 2분기 물량 지연을 통보한 존슨앤드존슨(J&J)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EU는 이같은 조처가 '백신 민족주의'라는 비판에 반박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일 이후 백신 7700만회분이 역외로 수출됐다"며 "이 중 영국이 2100만회분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주요 회원국은 지지 의사를 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회담 이후 "순진했던 때는 끝났다"면서 "제약사가 EU에 한 약속을 존중하지 않는 한 수출을 전면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백신 생산시설이 있는 벨기에와 아일랜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고 dpa통신은 보도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수출제한은 곧 무절제하게 사용되고 패자만 남길 것이며 패자는 다름 아닌 백신을 나중에 접종받을 우리 시민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노바백스가 백신의 원료물질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EU와의 공급계약 체결을 연기했다고 주요 외신이 이날 보도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 등 제조사들이 잇따라 공급 지연을 알린 가운데 EU는 백신 확보에 한층 어려움을 겪게 됐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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