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국 정상들, 코로나19 감염 급증 속 백신 공급 확대·배분방식 놓고 논쟁
25일(현지시간)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25일(현지시간) 화상 회의를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대서양 양안 관계를 논의했다.
AFP, AP 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초청으로 유럽 시간으로 이날 밤 EU 화상 정상회의에 합류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정상들과의 만남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번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를 거치며 소원해진 미국과 유럽 간 관계 복원을 꾀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셸 의장은 이날 트위터에 "오늘밤 EU 정상회의에 참석한 미국 대통령을 환영"한다면서 "단결하고, 어깨를 나란히 하고 협력함으로써, EU와 미국은 민주국가들이 시민들을 보호하고, 존엄성을 높이고, 번영을 만들어내는 데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라고 밝혔다.
EU 지도자들은 그동안 동맹과 협력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약속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왔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이번 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EU 관계를 재활성화하고 대유행과 싸우며 기후 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무역·투자 관계를 심화하고자 하는 그의 바람에 대해 EU 지도자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백악관은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공통의 외교정책 이해관계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EU 회원국 정상들은 이와는 별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한 공급 확대 방안과 역내 백신 배분 방식 등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최근 EU 다수 회원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프랑스, 이탈리아 등 각국이 잇따라 봉쇄를 재도입하거나 강화, 연장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회의에 앞서 코로나19 백신의 EU 역내 생산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영국 내 시설들은 영국을 위해 생산을 하고 있는 것을 분명히 볼 수 있다. 미국은 수출을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유럽 내에서 생산될 수 있는 것에 의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좀 더 안정적인 백신 공급을 위해 역내에서 생산된 코로나19 백신의 수출 승인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25일(현지시간) 회원국 정상들과 화상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이 화면으로 보인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EU는 코로나19 백신 공급 부족과 느린 접종 속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지난 1월 30일부터 제약사들이 EU 내에서 생산된 코로나19 백신을 역외로 수출할 때 회원국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는 총 7천700만회분의 백신 수출을 허용했다면서 '백신 국수주의'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EU 집행위의 백신 수출 승인 규정 강화 제안을 놓고도 회원국들은 이견을 보였다. 일부 회원국은 개방된 무역 지대로서 EU의 평판을 약화하지 않도록 이는 마지막 수단으로 고려돼야한다고 보는 반면 다른 국가들은 백신 확보를 담보하기 위해 중요한 도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가 일부 회원국이 공평한 몫보다 더 받고 있다면서 역내 백신 배분 방식을 수정할 것을 요구하면서 긴장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구축한 데이터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4억5천만 주민 가운데 백신을 1회 접종한 14%다. 영국의 경우 그 비율이 46%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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