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정말 우려스럽다", 베트남 "침범 중단"…미국까지 가세해 국제이슈화
남중국해에 떼지어 정박 중인 중국 선박들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 떼지어 정박 중인 중국 선박 200여 척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이를 놓고 '으르렁' 거린 데 이어 필리핀은 대통령까지 나서고, 베트남 정부도 항의 대열에 동참하면서 국제적 논란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25일 외신 등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정말로 우려스럽다. 어떤 나라라도 그 정도 숫자의 선박에는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해리 로케 대통령궁 대변인이 정례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어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가 자국 영해라는 중국의 주장에는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는 점을 주필리핀 중국 대사에게 재확인했다고 로케 대변인은 전했다.
남중국해 필리핀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 정박 중인 220여척의 중국 선박 중 일부 |
이번 논란은 최근 필리핀 해상경비대가 남중국해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휫선(Whitsun) 암초 부근에 중국 선박 220여 척이 지난 7일 대규모로 정박 중이던 사실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필리핀 측은 이 선박들에 중국의 해상 민병대가 승선 중인 것으로 판단했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21일 암초 지역에서 중국 선박들은 떠나라고 요구했고, 테오도로 록신 외교장관도 중국측에 외교 경로로 항의했다.
그러나 주필리핀 중국대사관측은 성명을 통해 해당 선박들은 민병대가 타고 있는 배가 아니라 어선이며 거친 파도를 피해 정박하고 있을 뿐이라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암초 지역은 중국 영유권 지역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남중국해 암초 지역에 떼지어 정박 중인 중국 선박들 |
그러자 주필리핀 미국 대사관이 23일 성명을 내고 "중국은 다른 국가들을 겁주고 도발하며 위협하기 위해 민병대를 동원하고 있으며, 이는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해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베트남도 이날 논란에 가세했다.
레티 투 항 외교부 대변인은 베트남이 '다 바 다우'라고 부르는 해당 암초에 중국 선박들이 정박 중인 것은 베트남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선박 위치추적 웹사이트인 마린 트래픽에 따르면 이날 해당 암초 근처에 베트남 해상경비대 함정이 항해 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난 데 대해 항 대변인은 베트남 해양경비대가 국제법을 포함한 법에 따라 규정된 임무를 수행하는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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