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세계 교역에서 선호될 수 있는 화폐"
코메르츠방크 "투기 수단…분석 가치 조차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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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세계 대형 은행의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달 들어 대형 은행들이 가상화폐에 대한 공식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대체로 미국 은행들이 가상화폐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보인 반면 유럽 은행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씨티그룹은 이달 초 108쪽짜리 가상화폐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주요 글로벌 은행이 내놓은 최초의 공식 보고서다.
씨티그룹은 세계 교역에서 가장 선호될 수 있는 화폐로 비트코인이 가장 최적화된 화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씨티그룹은 다만 자본 효율성, 보증과 수탁,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과 관련해 비트코인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만간 비트코인이 주류로 받아들여질 것인지, 아니면 투기에 의한 거품으로 붕괴될 것인지 결정적인 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팀도 "비트코인은 올해 단기간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고 투자자들이 주목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BOA는 씨티그룹과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BOA는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소모되는 연간 에너지가 네덜란드의 에너지 소비량과 비슷한 규모라고 지적했다.
BOA는 또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에 적절한 헤지 수단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일명 '고래'로 불리는 소수의 비트코인 대량 보유자들에 의해 공급이 통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리사 샬렛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주 발간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투자 가능한 자산으로 분류될 수 있는 수준에 거의 도달했다"며 "규제의 틀이 갖춰지고, 유동성 조건이 개선되고,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주류 기관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의 일부가 될 조건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는 45년 전 금 시장이 등장했던 과정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비트코인은 가치가 없다며 평가절하했다. 코메르츠방크는 비트코인은 그저 투기 자산일 뿐이라며 자사 애널리스트들이 분석하며 시간낭비할 필요 조차 없다고 언급했다.
프랑스 자산운용사 아문디도 지난 22일 가상화폐에 대한 첫 보고서를 냈다. 아문디는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가 마련되면 가상화폐 가격이 급격한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전망은 엇갈리지만 글로벌 은행의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은 분명히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약 1870만개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시가총액은 1조1000억달러에 달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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