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여권 정치인들은 '파란색'과 국민의힘 '빨간색'을 대비한 짧은 영상을 SNS(사회연결망서비스) 잇따라 공유했다. 2021.3.24./사진=조국, 고민정, 우원식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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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빨간색이 어울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당신은 이제껏 단 한 번도 탐욕에 투표한 적이 없습니다"
화제의 SNS(사회연결망서비스) 영상은 과거 선거에서 "파란색은 찍은 당신"이 "빨간색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또 빨간색이 상징인 국민의힘에 투표한다면 이는 탐욕에 투표한 것과 같다고 못박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가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여당 정치인 여럿도 이 영상에 반응했다 우원식·진성준·윤건영·고민정 의원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까지 영상을 직접 SNS에 올리거나, 공유했다.
상대 정당에 투표하지 말라는 일종의 네거티브다. 넓은 의미의 선거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여당 비판 여론은 '편가르기'라며 불쾌함을 숨기지 못한다. 영상을 공유한 한 여당 의원의 게시글에는 "파란색이니 빨간색이니 촌스런 정치 그만 하자"는 등 댓글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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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론' 피해자였던 진보여당의 생경한 '색깔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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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론'은 과거 보수진영의 전유물이었다. 분단 체제의 특수성을 기반으로 민주진보 세력을 탄압하는 주된 무기였다. 민주화 이후에도 여전히 구태의연한 색깔론은 정치권 저변에 남아 있다. 국민의힘 내 강경보수 진영은 여전히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을 '친북' 또는 '좌파독재'라 비난하며, 일부 극우 인사들은 "빨갱이"라는 표현도 서슴치 않는다.
이 때문에 민주당의 '색깔 마케팅'은 더욱 생경하다. 화제가 된 영상의 핵심은 색(色)의 대비다. 반복해서 민주당의 '파란색'과 국민의힘 '빨간색'을 언급한다. 글귀의 배경으로 푸른 바다와 붉은 석양을 골라 색의 색의 대비 효과를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
'빨간색'을 매개로 과거 낡은 보수 이미지를 현재 국민의힘에 투영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레드 콤플렉스'가 두드러졌던 보수정당이 도리어 빨간색을 당색으로 채택한 건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으로 창당하면서부터다. 후신인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모두 적(赤)색 계열 당색을 지속했고, 이들은 2017년 대선과 이후 굵직한 선거에서 모두 패했다. 낡은 보수 이미지를 벗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색깔 마케팅이 역효과를 낳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에 관한 반복되는 2차 가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 투기의혹, 부동산 정책 실패 등에 국민은 분노했는데 여권이 단순 '편가르기'로 이를 만회해 보려 한다는 지적이다.
일부 네티즌은 영상을 게재한 여당 의원들의 댓글 등에서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논리도 없이 무조건 편가르기식 정치, 지긋지긋 신물이 난다"고 적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우리에겐 빨간색을 좋아할 권리도 파란색을 좋아할 권리도 있다", "감정선동"이라는 비판 댓글도 달렸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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