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KT 그룹의 미디어콘텐트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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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지니 통해 드라마 100편 확보
구 대표는 “현대HCN 인수가 완료되면 KT그룹의 미디어 가입자는 1300만 명”이라며 “이제 콘텐트 사업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KT는 ‘KT스튜지오지니’를 통해 2023년 말까지 원천 지식재산권(IP) 1000개, 드라마 100편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KT스튜디오지니는 올 1월 설립한 콘텐트 전문회사다. KT의 자회사 스토리위즈가 보유한 웹툰·웹소설 IP를 활용해 드라마·영화·예능 등을 제작한다. 이를 계열사인 스카이라이프(위성TV)와 스카이라이프의 자체 채널인 스카이TV, 인터넷TV인 올레TV 등을 통해 유통할 계획이다. 콘텐트 배급사인 KTH와 KT의 온라인 동영상플랫폼(OTT)인 시즌 등을 통해서도 후속으로 판권을 유통한다는 구상이다.
KT 서비스별 실적.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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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와도 협력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과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윤용필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는 “이들의 투자를 받아 콘텐트를 제작하거나 스튜디오지니가 만든 콘텐트를 해외 시장에 유통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 대표가 미디어 사업에 팔을 걷어붙인 건 그만큼 자신감이 있어서다. 이 회사가 보유한 빅데이터 모델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시청률 14.1%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었다. KT 관계자는 “방영 전에 빅데이터 모델을 통해 ‘우정+조정석+병원’ 조합에 대해 ‘흥행 대박’이라는 예측이 나왔다”며 “연 7000억 건에 달하는 시청 빅데이터를 통해 이 같은 정확한 분석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신뢰도 높은 데이터와 분석 능력을 보유한 만큼 흥행 가능성이 큰 콘텐트를 제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룹의 미디어 역량을 키우는 데는 구 대표의 ‘탈통신’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KT는 통신 기업인 ‘텔코’에서 디지털플랫폼 기업인 ‘디지코’로 변신하고 있다”며 “2025년까지 비통신 매출 비중을 50%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리고 비통신 중 ‘미디어’를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이다. 변화 의지를 보여주려는 듯 이날 구 대표는 청바지에 노타이, 베이지색 재킷, 갈색 구두 차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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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매출 3조…10년간 연평균 15% 성장”
KT 경영 실적.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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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해 KT그룹의 유선사업 매출은 1조4655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하락했지만, IPTV(1조7232억원)는 7.7% 성장했다. 구 대표는 “미디어 매출은 3조원 규모로 10여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15%에 이르는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취임 1주년(30일)을 앞두고 있다. 그는 1987년 KT경제경영연구소에 입사해 지난해 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2002년 KT가 민영화한 최초의 내부 출신 CEO다. 대표 취임 후 BC카드를 통한 K뱅크 유상증자와 케이블TV 회사인 현대HCN 인수에 성공했다. 통신 자회사인 KT파워텔은 매각했다.
KT 모델이 신세계조선호텔에 도입될 인공지능 호텔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K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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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대표는 비통신 분야의 신사업을 계속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구 대표는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커머스, 로봇 등 신사업 중 일부는 4~5월에 추가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T의 탈통신 전략은 기존 통신사업을 강화하면서 미디어·금융 등 신산업을 개척하겠다는 것”이라며 “향후 KT스튜디오지니와 K뱅크 등이 상장하면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문어발식으로 확장된 40여 개의 계열사를 정리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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