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위안부 고통 규명 다큐 '잃어버린 일들' 제작중
류양 "램지어 망언은 후안무치…피해자에 치욕주는 행위"
중국인 위안부 피해자 다큐 만드는 류양 감독 |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한종구 특파원 = 중국 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드는 중국인 감독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망언을 비난하며 한국과 중국의 위안부 할머니들이 만나 함께 일본 정부에 사과를 촉구하자고 공개 제안했다.
류양(劉洋) 해외항일전쟁사료연구회 이사는 2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위안부는 과거 일본군 만행의 피해자인데도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며 한중간 연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류양 이사는 중국인 위안부 피해자 12명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잃어버린 일들'을 직접 제작해 중국 내 극장에서 상영할 계획으로 현재 증언 녹취 작업을 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중국에 마지막 남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픈 과거를 조망해 역사의 교훈으로 삼고 현재의 어려운 삶도 보여주면서 중국 사회 내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류 이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라고 망언한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대해 "매우 논리가 없고 후안무치한 발언"이라면서 "이는 모든 위안부 피해자에게 치욕을 주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혹시 그가 물질적인 이익을 위해 그런 망언을 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류 이사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15~16살에 일본군에 잡혀가 끔찍한 고통을 받아 대부분 아이를 낳을 능력까지 잃었다"면서 "램지어 교수 주장대로 자발적으로 위안부를 했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나는 단 한 명의 피해자라도 더 많은 증언을 녹취해 위안부 실상을 고발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나 관련 단체들이 같이 만나 현황을 공유하고 일본 정부에 사과를 촉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한국의 관련 단체에서 연락만 온다면서 나도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과 중국은 독자적으로 일본 정부를 상대로 위안부 문제에 대응해왔는데 한중 양국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한자리에 모여 일본 정부의 사과를 촉구해 국제적 이슈로 키우겠다는 의미다.
중국인 위안부 피해자 다큐 만드는 류양 감독 |
류 이사는 "위안부 문제는 아직 일본 정부의 사과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끝나지 않았다"면서 "위안부 문제 규명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정의감을 느끼며 내가 제작하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사람들이 교훈을 얻고 일본 정부에 사과를 촉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류 이사는 "일본 정부에 위안부 사과를 얻어야 정의가 실현된다"면서 "2차 세계 대전 당시 위안부 피해가 가장 큰 나라가 바로 한국과 중국이라는 점을 꼭 기억하고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에 무슨 보상을 바라는 게 아니라 사과를 원한다"면서 "내가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만난 할머니 중에 보상을 원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이들에게 이미 경제적 보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는 중국인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중일 관계에 민감한 문제인데다 어두운 과거라는 점에서 그동안 제대로 공론화되지 못했다.
현재 중국에 생존해있는 위안부 피해자들은 수십여 명으로 이들마저 세상을 떠나면 2차 대전 당시 중국에서 저질러졌던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해줄 사람이 없게 된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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