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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를 결정할 여론조사가 22일 시작됐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중 누가 단일 후보가 되는지는 선거 이후 진행될 '야권 재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승자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발 정계 개편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반면 패자는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오 후보와 안 후보가 각각 야권 최종 후보로 선출됐을 때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 정치권도 크게 주목하고 있다.
먼저 오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되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어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국민의힘은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을 확고하게 보여 주며 향후 야권발 정계 개편의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인다. 한 영남권 의원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이른바 '반문(문재인) 연대' 구심점으로 자리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소수 정당인 국민의당은 존재감이 더욱 미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 내부에서 오 후보의 위상도 상당히 올라가게 된다. 2016년 20대 총선을 시작으로 전국 단위 선거에서 내리 4연패한 야권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징성을 바탕으로 그는 야권 재편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오 후보가 이날 "저로 단일화가 되면 바로 윤석열·김동연·금태섭·홍정욱 등 중도 우파 인사를 넓게 삼고초려해 명실상부하게 든든한 개혁 우파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힌 이유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권 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으로 올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지기도 한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범야권 대통합이 이뤄질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만나는 최초의 현역 정치인은 국민의힘 소속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은 됐지만 박 후보에게 최종 패배하면 야권은 한동안 혼란을 겪을 전망이다. 일단 국민의힘은 위상이 상당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당장 국민의힘으로는 내년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염려가 생길 수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때 야권 상황이 복잡해진다. 제3지대에 있는 안 후보 목소리가 다시 커질 수 있다"며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으로 간다고 보기도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반면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되고 서울시장까지 당선되면 국민의당이 정계 개편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안 후보는 이날 "제가 (단일 후보가 되면) 양당을 통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그가 단일 후보가 되면 합당 논의가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이에 대해 "논의 중심이 국민의당으로 쏠릴 것"이라며 "서울시장까지 당선되면 반문 연대의 구심점은 안 후보가 된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상당한 내부 갈등을 겪을 공산이 크다. 제1야당이면서도 '3석 정당'인 국민의당 후보보다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문을 닫는 것은 물론 재창당 요구까지 나올 수 있다. 중도 보수 성향인 당내 초선과 보수 원로 간 융합이 될지도 미지수다. 오 후보 역시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되긴 했지만 최종적으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면 야권은 '책임론'을 놓고 자중지란을 겪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정치권에선 안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되면 국민의힘이 과연 선거를 도울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도 이날 "기호 4번으로 단일화가 되면 우리 당 조직이 현실적으로 돕는 데 한계가 있다"고 걱정했다. 이렇게 되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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