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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취재뒷담화] 폭스바겐 파워데이 후 흔들리는 K-배터리, 정말 악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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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경제산업부 김지수 기자


아시아투데이 김지수 기자 = 글로벌 전기차 2위 기업인 폭스바겐이 ‘파워데이(Power Day)’에서 배터리 중장기 내재화 계획을 선포한 이후로 ‘K-배터리’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는 모습입니다. 15일(현지시간) 파워데이 이후 19일 현재 LG화학의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14.1%, SK이노베이션은 7.4%, 삼성SDI는 3.6% 하락했습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테슬라와 폭스바겐이 모두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하면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성장성에 타격을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폭스바겐은 각형 통합 배터리셀을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공급 물량이 축소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인데요.

다만 아직까지 예단은 이른 것 같습니다.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를 자체 수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이를 실제로 이행하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형태를 바꾸는 데에는 배터리 시스템 설계 변경 등으로 인해 최소 1~2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폭스바겐의 파워데이에서도 2025년까지는 배터리 외부 조달 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한 폭스바겐이 선언한 양산 시점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향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표준이 변화하는 것에 따라 최악의 경우 한국 업체들이 각형으로 생산을 전환할 수도 있습니다.

폭스바겐이 언급한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Northvolt)사의 양산 능력도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아직 대규모 양산 경험이 없는 신생 업체인 만큼, 예정된 기간 내에 노스볼트 공장의 양산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 간 헤게모니 싸움이 본격화됐다는 점만큼은 분명해진 것 같습니다. 폭스바겐의 파워데이 발표는 ‘배터리 투자 전쟁’의 막이 올랐다는 신호탄처럼 느껴지는데요.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해외 금융기관들은 전기차 침투율 전망을 속속 상향하고 있는데요. 2030년이면 우리가 타고 다니는 차의 절반이 전기차가 될 전망입니다. 그때까지도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지금과 같은 경쟁력을 꾸준히 유지하려면 완성차 업체와의 전략적 협력 강화 등 대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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