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독재" 우려…시위대 CCTV 피해 다녀
미얀마 만달레이의 한 대학 CCTV에 잡힌 반쿠데타 시위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금지]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미얀마 군부가 반(反)쿠데타 시위대에 대한 탄압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시위대 사이에서 '중국 안면인식 기술'에 대한 공포가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가 시위대 얼굴이나 차량 번호판 등을 확인하는 데에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CCTV 영상을 동원한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대 도시 양곤에서 시위에 나선 윈 페 먀잉은 18일 로이터통신에 "군경이 시위대를 쫓는데 이런 기술을 사용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마치 '디지털 독재'와 같은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연구원 마니 마웅은 "이 기술은 차별적이고 임의적인 방식으로 개인을 골라내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얀마에는 현재 개인 정보 보관·사용 등에 대한 법적 지침이 없는 상태다.
관련 기술에 사용되는 장비는 상당수 중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는 해당 장비는 대부분 중국 화웨이 제품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화웨이는 휴먼라이츠워치에 "표준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장비를 제공하고 있을 뿐"이라며 "안면과 차량 번호판 인식 기술은 화웨이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안면 인식 기술을 발전시킨 나라로 꼽힌다.
특히 중국 당·정은 14억이 넘는 방대한 중국인들을 '관리'하는 데 안면 인식 기술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관련 기술의 발전과 보급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설치된 CCTV. [UPI=연합뉴스] |
군부의 '디지털 감시'에 미얀마 시위대는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에 나섰다.
윈 페 먀잉은 "CCTV를 피하기 위해 우리는 귀가하거나 할 때 (CCTV가 없는) 다른 길을 택하려 한다"고 말했다.
젊은 운동가들은 군경이나 물대포 위치, 도로 통제 상황 등을 담은 모바일 지도 앱을 개발해 제공하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1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압승한 작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라며 쿠데타를 일으켰고, 이후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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